<세운아케이드> 2주차
10월 24일. 세운 아케이드 2주차가 열렸다.
이날의 주제는 '염탐'이었는데 담당자들이 밤새 준비한 세운상가 주변 지도 '세동여지도'를 꼭 쥔 채
참가자들이 직접 세운상가 곳곳을 헤매며 뇌수를 자극하는 장면들을 사진으로 찍고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페이스북에 실시간으로 사진을 올려 좋아요와 댓글을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방식은 상당히 좋았다.
겁 없이 세운상가를 헤매는 씩씩한 모습들을 만나보자.
삥 뜯기는 사진은 아니다.
1주차에 못나왔다가 오늘 처음 나와 인사하신 분들도 계시다.
참가자들이 1시간에 걸쳐 찍은 사진 일부를 감상해보자.
장인 포스 물씬 풍기는 사장님들의 모습을 담은 참가자들부터,
콘크리트를 뚫고 나온 풀 한 포기에 눈길이 간 참가자.
청계상가 꼭대기층인 8층의 채광은 오묘한 느낌을 줄 때가 있다.
곰팡이 먹은 철판도 참가자의 눈에는 추상화 작품 같기도.
상가 내 사장님들은 눈쌀을 찌푸리지만, 참가자는 실외기들의 배치를 보며 리듬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 삭막한 세운상가에도 이런 풍경이 있다.
많은 참가자들이 세운상가 옥상에서 만나는 풍경에 주목했다.
본능적인 후각으로 당구장을 찾아낸 참가자. 그는 당구 매니아라고 한다.
세운상가에서 CCTV에 비춰지는 건 흔한 일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한 장면 같은...
이곳이 하도 사막 같아서일까. 어떤 참가자는 전날 내린 비로 만들어진 물웅덩이를 보고 '오아시스'라고 표현했다. 오아시스 앞에 서 있는 고독한 개 한 마리는 어느 사막을 건너온 걸까.
만들다가 짜장면 먹으러 간 것 같은 저 책상과 의자도 괜히 근사해보이고 막 그런다.
많은 참가자들이 청계상가 4층에 있는 옛날 냄새 나는 다방을 좋아했다.
내려진 셔터에 그림을 그리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의견.
2003년 게임 포스터가 아직도 붙어 있다는 사실에 경악한 참가자. 버츄어 머시기로 기억하는 이름의 오락실 자동차 게임. 50살을 앞둔 먹은 세운상가 앞에서 10년 세월쯤이야 흥이다.
뭉크가 세운상가에서 그림을 그렸다면 이런 작품이 나왔을 것이다.
제초기를 보고 해바라기를 떠올렸다는 참가자의 미칠듯한 미적 감각.
우리 사무실도 형광등 갈아야 하는데...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세운상가도 좀 더 번쩍일 것이다.
2주차는 이렇게 서로의 사진과 느낌을 공유하는 것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