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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1 마포univ/work and the city_2010

[리뷰]WORK AND THE CITY EPISODE 2. '선택과 갱신',누구나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GUEST

김영미(한국해비타트 협력개발본부 국장)

대학시절 불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미술이론을 공부한 뒤 디자인잡지 에디터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디자인컨설팅회사에서 홍보와 디자인 마케팅 전문가로 일하던 어느 날 남편을 따라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인도로 떠난다. 일을 너무도 사랑한 그이기에 주변의 시선도 반신반의, 하지만 인도 생활에 너무도 잘 적응한 나머지 인도인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책까지 펴낸
언니!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나에게 일이란?


1996년 2월 미술사를 공부하던 대학원 3학기때 <가나아트>라는 잡지사의 객원기자로 비정규직 일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15년째 난 “일”을 통해 세상과 만나고 있다. 시간이 갈 수록 내가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세상과 소통하며 “만들어지는 일”이 나의 일로 남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동안 내가 해온 다양한 일은 한마디로 세상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었다. “커뮤니케이션”하는 일로 진보해오며 기자로서, 디자인마케터로서, 문화트레이너로서, 펀드레이저로서 난 15년 동안 변화해왔지만 난 변화를 주도적으로 만들고 이끌어온 사람은 결코 아니었다. 변화는 늘 두려웠고, 불확실성도 싫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변화가 주어졌을 때 이를 수용하고 긍정적으로 적응해내는 힘은 비교적 강했던 것 같다.

 



1.디자인 회사에서의 나

“일”하는 나로서의 삶의 근간을 만들어준 첫 선택. 디자인 전문지 제품담당 기자로서 3년. 디자인 전문회사 홍보/마케팅 팀장, 실장, 이사로서 7년. 가장 치열했던 10년이다. 더 잘하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고, 성공하고 싶었다. “디자인”이라는 사회적으로 급부상하는 미래가치의 화두를 움켜쥐고 스스로 일의 의미를 부여하며 나의 일이 사회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믿음으로 세뇌(?)되어 더욱 일이 즐거웠다. 희한하게도 즐거우니 별로 지치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근무했던 이노디자인은 미국에 먼저 설립된 회사로 99년 서울 지사가 생기고 내가 입사한 2000년부터 꾸준히 성장했다. 온 사회가 지식기반 산업으로의 이동을 외치며, 기업들이 제품의 혁신요소를 찾기 위해 거대하게 움직이고 있던 정확한 그 시점에 귀 기울일준비가 된 사람들을 향해 디자인에 대해 떠들 수 있었음은 내게 행운이었다. 작은 조직이지만 내게 많은 책임과 과제를 주었던 이 곳 에서 난 많은 사람을 접하고 새로운 일에 부딪히는 경험을 했다.

 


2.인도에서의 나


인도는 정말 하고 싶지 않았던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 선택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으로
기록될 것이다. 놓고 싶지 않았기에 끝까지 미적거리다가 갑자기 만난 인도의 삶은 정말 낯선 삶이었다. 처음에는 심지어 시간도 낯설었고, 가족도 낯설었고, 내 모습도 낯설었다. 하지만 내가 살 곳 인도를 알고 싶은 욕심과 적극성이 내게 일을 주려는 사람들을 만나게 했다. 인도에서의 2년 반은 한국문화 강사, 디자인지 통신원, 인도포럼 운영위원, 외국인여성단체 운영위원 등 다양한 일들을 스스로 얻어내고, 만들고, 능력이 부족한 일들에 대해 도전하며 나를 넓혀갔던 시간이었다.

 

3.해비타트에서의 나


가장 어려웠던 선택, 하지만 내게 다른 세계를 열어준 선택
이다.
NGO라는 전혀 새로운
동네로의 이주는 인도에서의 삶이 없었다면 내 인생에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인도에서 나는 디자이너의 관점에서는 세상의 전부였던 “소비자”가 아닌, 시장 밖에 존재하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디자인뿐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많은 세상의 접근 방식들이 시장 밖의 사람들을 위해서도 존재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일과 연관되어 이 일을 생각하지는 못했는데 한국에 돌아와 해비타트에서의 일을 제안받았을 때 이 역시 고민의 한 축이 되었다. 고민은 깊었지만 결정을 내린 후 나의 적응은 빨랐다. 내 선택을 더욱 가치있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 선택 후에 취하는 태도와 행동이다. 무슨 일이건 일과 관련된 개인의 선택이 의미있는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선택한 그“일”을 실제로 중요하게 만드는 노력을 스스로 해야 한다. 이런 디테일한 노력의 과정 속에 나의 “일 그릇”이 커가는 것 같다.

 

 

 

무릎팍도사, 김영미 솔루션을 알려드립니다.



요즘 저울질 하고 있는게 있다면, 제가 지극히 주관적인 솔루션을 드리겠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걸 알아두셔야해요. 사전에 참석하신 여러분께 질문한 질문지를 전달받았어요. 제가 먼저 질문하자면, 홍혜진님, 왜 휴학하려고 하시는 건가요?(웃음) 사실, 고민들이 각자의 무게감이 있어서 인생의 중요한 고민에 대해 제가 솔루션을 어떻게 제공해야하는지 어렵네요. 다들 이런 고민하는 바탕이 있잖아요. 중요한 결정일텐데 말이죠. 또 여기 보면 이현성님의 저울질은 면접 본 곳에 취업하시기로 하셨나요?
 

이현성 : 저울질은 끝났고 소식기다리는 중입니다.


 
솔루션이라기보다 같이 고민해 줄 수는 있어요. 신호진씨 계세요? 이걸 말씀 드려도 돼요? 아니 왜 고민 같지도 않은 고민을 하고 계세요. 연애를 빨리 시작할까 말까를 고민하고 계신다고, 당장 시작하세요!


사실 선택이 뭐를 할까 말까, 어떨 때는 상반된 경우가 아닐 때도 있어요. 이걸 하면 저게 없어지긴 하지만 대치되지 않는 선택들도 많죠.
무엇을 할지 몰라 선택은 안 하고 고민만 하기보다 어떤 것도 장단점 있으니, 장점이 조금이라도 더 크게 보이는 것울 선택하고 집중하면 부족한 부분도 상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예컨대 ‘돈 벌까? 하고 싶은 거 할까?’ 혹은 ‘젊음을 즐길까? 돈을 벌까?’ 돈을 벌면 젊음을 못 즐기는 게 아니고 젊음을 즐긴다고 돈을 못 버는 것도 아니기에 그 선택을 바라보는 관점이 이분법적이지 않게 되면 선택이 쉬워지는 것 같아요. 그게 반대되는 경험이 아닌 경우가 많더라고요.그리고 ‘후회 없는 선택 안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몇 분이 해주셨는데 그런 선택은 없는 것 같아요. 완벽한 선택은 누구에게도 없어요. 옳은 선택으로 만드는 것은 선택 이후 어떤 결과를 스스로 만들 건지에 달렸다고 볼 수 있어요.

 

 

재밌는 질문이 있네요. 네 살 연하의 남자 친구과 헤어질까 말까. 무려 네 살인데...왜...헤어지려고 하시나요?(웃음)




아이폰 4세대를 지를까 말까...저도 그 고민을 함께 하고 있어요, 최근에 최악의 선택이 아이폰을 두 달 전에 산거예요. 많은 분들이 6,7월에 못 나온다고 내년 초에 나온다고 했는데 말이예요.
선택이 어떻게 보면 고민이 되는 이유가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예요. 고민의 기준을 넓혀서 그 선택으로 인해 미칠 관계에 대한 영향을 보세요. 저의 선택기준은 명확하진 않지만 이 선택으로 빚어질 관계의 변화 영향을 받을 사람들과의 관계의 변화, 영향 등 고민의 범위를 넓히면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단순히 나에게 좋을까 말까. 불확실하기 때문에 결론내기 어려운거예요. 그런데 고민이 심오하시네요. 네 살 연하 남자친구하고는 헤어지지 마시고 계속 만나세요!




선생님께 질의응답 하는 시간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선생님에게 궁금한 점 미리 물었는데, 몇 개만 뽑아서 물어볼게요.

선택을 할 때 주위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얼마나 고려해야 할까요?



그 부분이 선택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좌우하는데, 젊을수록 고려를 안 하는 것 같아요. 무조건 고려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지만, 저도 예를 들어 프랑스 연수 갈 때 부모님 말 안 듣고 밀어붙인 거예요. 젊었을 때는 그런 것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아까 써 주신거 보면 직장에 갈지, 해외가서 경험 쌓을지, 스펙쌓을지 고민하시는데,
저는 하고 싶은 선택이 거기서 끝나지 않고 확장되기 때문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험과 기회를 낳는다고 생각해요. 파리 연수 안 갔더라면 미술을 접하지 못 했을 것이고, 대학원 미술사 안 갔을 테고, 직장 디자인 쪽이 아니었을 것이었겠지요.


선택을 하는 게 끝이 아니다
. 그런 생각으로 보다보면 선택이 특별한 게 아니라 쉬워질 수도 있을 거예요. 하고 싶은 부분에 있어서 하는 게 좋은 선택인 것 같아요.선택했을 때 포기해야하는 것들 발생하는데, 주변에 대한 실망감이 있어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 좋은거 같아요. 저는 대학교 다닐 때는 하고 싶었던게 없었어요. 사회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맞춰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이 많은 거 같은데 하고 싶은 잘된 선택이건 잘못된 선택이건 선택이 거기서 끝나지 않고 확장되요.


맨 처음에 파리로 연수를 안 갔더라면 미술을 하지 않았을 테고, 그리고 미술사를 전공하지도 않았을테고, 미술사를 전공하지 않았더라면 디자인 분야에서 일할 기회도 없었겠죠. 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하시는게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선택하면 그 후에는 미련을 가지면 안되죠. 선택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마주치면 포기한 것이 커 보이는데, 후회될 수도 있지만 선택을 한 이후에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그런 부분에 대한 것들을 상쇄시켜 나가면 덜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근데 모든게 다 가질 수 있는 상태는 없으니까요 저도 선택을 그렇게 하다보면 또 복구랄까 그런 순간이 오더라구요. 선택 자체를 가지고 붙들고 앉아 있는 것 보다는 빠른 선택과 그것으로 인한 책임을 지려는 노력과 나중에 결과 부분에서 상쇄가 되는 그런 것이 생기는 것 같아요.




신호진 님.




1. 제 질문은 첫 직장 잡을 때 비전이 무엇이냐고 했을 때 답변을 못했는데, 또 다른 나의 삶의 비전과 목표가 있나요?

2. 어떤 선택을 하던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기준이 있나요?

비전은 거창한데, 지금은 사실 해비타트의 비전과 동화되어 있어요. 이 곳 에서 뭔가 좀 해비타트에 사명을 제가 만들어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그 때 보다 목표가 없는 것 같아요. 양보할 수 없는 원칙? 선택에 있어서 선택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서 그것의 기준이 다 틀리기는 하는데, 이 선택으로 인해서 어떤 영향을 가지고 오는가에서 결정이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질문



-연애도 그렇고 결혼도 선택인데, 남편분과 인도로 간 것도 남편을 선택함으로써 얻은 결과인데 남편을 선택한 기준은 뭔가요?

대학 1학년 때 모임에 만나서 결혼했어요. 엎치락뒤치락하며 8년을 연애하다가 그렇게 결혼을 했어요. 기준이 있다기 보다는 정이었어요. 저는 결혼을 일찍 한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결혼은 늦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질문



 -가정과 일을 병행하는 것을 어떻게 현명하게 또는 도움을 받아서 할 수 있었는지 듣고 싶어요.

사실 그것은 자립이 안 되는 부분이예요.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넌 참 인복이 많다였어요. 단순히 좋은 덕담은 아니죠. 그렇게 일이 좋은가? 라는 말을 듣기도 했구요.

 

 

 

 

 

질문



-영리기관에서 일을 하는 것이 비영리기관으로 가서 일을 하는 것은 장점으로 작용했나요?

홍보마케팅 분야는 디자인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알리고 그것을 시장의 관심을 확대 시키고 파트너십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나의 일이었어요. 해비타트에서 와서 나는 다른 동네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이노디자인에서의 네트워크가 해비타트로 이동되는 것이었어요.영리기관은 조금 더 치열하고 절실한 부분이 있어요. 약간 죽기 아니면 살기로 하는 부분이 있지요. 작은 회사에서 있었기 때문에 더 다양한 부분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디자인 브랜드 런칭, 제품 소개 디자인계에서 디자인 브랜드에 대한 여러 가지 시도들이 많았어요. 인사,총무,회계 그런 부분의 일까지 배우게 되었어요. 그런 것들이 사실 비영리 단체가 아직은 조직적으로 탄탄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그런 부분들이 많이 달라지고 있지만요. 현재 해비타트는 제가 들어왔을 때보다 2배가 되었어요. 20명에서 40명으로 늘어났고, 지금은 비영리 단체의 긍정적인 부분을 배우고 있어요.



질문



-
자신이 아무리 좋아서 시작한 일이라도 힘들거나, 어려운 점이 많았을텐데 어떻게 견디셨나요?

그런 것이 너무 많아요. 제가 일하면서 아직도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디테일을 챙기자하는 거예요. 무엇을 이야기해도 욕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제가 예전에는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던 때가 있었는데, 저도 그런 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그것에 대해 너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쩔 수 없이 넘어가거나 기준을 낮추게 되요. 일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관계에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럴 때 이제 생각을 많이 긍정적으로 해요.

 

- 당신의 선택 유형은?




- “주변 오만 사람에게 다 물어보고 선택은 못하는 유형”

- “누가 하자고 하면 충성을 다하는 유형”

- “강점, 약점, 위기, 기회를 분석해 결정하는 유형”

- “현명함을 가장한 우물쭈물형”

- “뚜렷한 기준은 없지만 나의 마음이 항상 기준인 유형” 

- "무조건 한다" 형

 

= 제가 2번과 6번 유형이예요.



* 깜짝 이벤트도 진행되었죠,책 증정 이벤트! 김영미 선생님께서 직접 준비해주신 네 권의 책!!


김영미 선생님이 가장 안쓰럽고 아껴주고 싶은 선택 유형자들에게 주어진 선물!! 한권은 김영미 선생님께서 공동필자로 참여하신 "열한번째 엄마"라는 책과 다른 한권은 김영호 사진작가가 해비타트의 사진을 담은 책이 분석 하는 유형 두분과, 주변 오만사람에게 다물어보고 결정못하는 두분께 돌아갔습니다!


같은 선택을 하는데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선택이 벅차더라도 도전하고 그리고 나서 기준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수습하는 형태로 살아왔어요. 일상에서 나를 자극하는 장치들을 많이 만들어 놓고 하다못해 트위터같은 것들도 그렇구요. 열심히 올리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자잘한 것들이 스스로에게 자극이 되고 있어요. 내가 자극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놓고 그런 것 안에서 변화나 선택의 요소들이 생겼을 때 자신의 길들이 찾아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