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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1 마포univ/2010수업

[마포는 대학]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


1월, 마지막 주 금요일. 클럽데이를 맞이해 홍대입구역으로 
향하는 무리들.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를 배우러 희망청으로 향하는 사람들.
아름다웠다.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 - 부제는 내 마음의 소심지도를 찾아서

스스로의 소심함에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어서 그랬나요. 

우리의 첫만남은 무척이나 어색했다.

(팔짱 끼고 있는 분은 오늘 강연을 해 주실 변광욱 교무님) 


어떻게 어색함을 깰 수 있을까. 
어색함은 그냥 내버려둬야 자연스럽다는 평소의 마음을 버리고.
뭔가 새로운 이벤트를 생각했다. 아니. 생각해야만 했다.
그래서 떠오른게 그냥 닉네임 정해서 자기소개하기(냐?).  
플레이 그라운드. 네버 기브 업.
OK. Go! 

우측 상단부터 시계방향
슈슈. 변씨. 렛잇비. 소피. Byon. 경계를 드나드는 사람. 해피로우즈




 


고등학교 시절 렛 잇 비를 많이 흥얼거렸다는 그녀. Let it be.
순간 오리온 비틀즈가 떠올랐다. 네가지 맛. 비틀즈. 

자기 소개로 조금씩 눈을 마주치고 입가에는 미소가 배시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1부는 내 마음속의 소심지도 그리기. 

-살면서 스스로 소심하다고 느꼈던 상황 3가지 그리기.
 그래서 1등을 뽑는다.

머리를 쥐어짜내 겨우 생각해 낸. 세 개.
'친구에게 돈 빌려주고 갚으란 말을 못 하겠어요.' '토익공부 안 하고 땡땡이 치면 엄마한테 미안해요'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쉽게 고백하기 어려워요.' 

우리는 각자 자신의 소심지도를 발표했다. 



-회의 시간에 계속 생각해 둔 안건을 지금 막 떠오른 것처럼 발표하곤 해요.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물어보는 질문의 답을 아는데도 틀릴까봐 말을 못 하겠어요.
-귤이 두개 있는데 사람이 세명일때 자기가 못 먹을까봐 조마조마해요.
-고기 먹으러 갔을때 고기가 몇점 안 남은 상황에 젓가락 들기가 꺼려줘요.
-친구가 살쪘냐고 물어봤어요. 한창 다이어트 중인데. 그냥 살쪘다고 말했어요.



발표가 끝난 후 벽에 붙인 소심지도.

그 중 대망의 1위는 당당히 네표를 차지한

슈슈의 '회의 시간에 계속 생각해 둔 안건을 지금 막 떠오른 것처럼 발표하곤 해요.'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짝짝짝.

사람들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서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다들.'

2부는 변광욱 교무님의 강의

'소심이란 무엇인가?'



원불교 대학원에 다니는 변광욱 교무님의 강연은 한시간정도 진행되었다.

특히 공감되었던 부분은

소심이라는 것은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통칭하는 것.
 
표현에 대한 문제라고 했을 때 3가지 사례가 있다. 

첫 번째로는, 표현하는 것을 곤란해 하는 사람

두 번째로는, 표현을 곤란하게 하는 사람

세 번째로는, 감정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

현하는 것을 곤란해 하는 사람은 말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 방해하는 것들 때문에 생각을 전달하지 못할 때, 표현을 곤란하게 하는 사람은 말을 하려고 하는데 참고 참고 참았다가 결국엔 폭발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
세번째는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는 틀에 갇혀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지 못 하는 사람.

이 중 나는 어디에 해당할까. 표현하는 것을 곤란해 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러면 왜 이런 소심함이 문제가 될까?

감정이 생겨서 지나면 없어지는 것 같지만, 어느 저장고에 저장되는 것입니다.
없어지지 않고, 기회를 따라서 결과가 나오는 겁니다.
해소되지 않고 정체되면 썩고, 결국 폭발해서 나오거나 위염이 걸리는 것처럼 속이 썩는 것입니다.
마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표현의 방법을 꼭 해야하며, 내가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
불려서 사는 것은 아닌가, 관찰해야 합니다.

그렇군.
늘 뭔가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이런 이유 때문인가.
마음을 표현하고 나를 알리지 못 해 생긴 답답함이 속에 쌓이고 쌓여 나를 괴롭히고 있었나.

교무님은 자신의 감정을 잘 들여다 보기 위해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뭔가 쓰다보면 알게 된다는 것.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노트에 쓴 건.
'내일은 춥지 않을까?'
시작은 미약하지만
계속 쓰다보면 내 감정을 잘 관찰할 수 있을거다.
위안을 챙겼다.




교무님의 강연과 질의응답.
그리고 수강생들의 소감을 이야기한 후 끝난 마음수업.

소심함? 대담함? 예쁨? 성실함?

쉽게 일반화 시키면 세상은 편하다.
난 소심해. 넌 예뻐.
하지만 불편하게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