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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는예술대학/수업후기

[1강 리뷰②]지구에 커뮤니티대학이 필요한 이유

 

 

커뮤니티 비즈니스 이야기_루타


 

'세 사람이 길을 가다보면 그 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공자>

 

공자의 말처럼 우리는 어느 절대적인 한 명의 스승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좋은 점을 가려서 배우고 반대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스스로가 스승이 되어 가르쳐 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한 가지 잣대로 서열이 매겨지고, 그것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된다. 지난 1학기는 그러한 일방적인 흐름을 흐트러뜨리고 다시 재구성해 보는 과정이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어떤 점을 배울 수 있는지 반대로 나는 어떤 것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지 고민해 보았다. 이처럼 다양한 척도로 사람들을 만나고 구로라는 지역의 다양한 면을 발견하는 과정이 바로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2학기의 미션은 1학기의 경험을 토대로 스승을 찾고, 그 지식이 사람들에게 흐르게 만드는 것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어떤 한 사람으로부터 모든 지식이 흘러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지식이 흘러내려 와야 한다는 점이다. 영화 '인셉션'의 구조물처럼 다양한 계단을 통해 내가 타인에게 내려갈 수도 있고, 타인이 내게 내려올 수도 있다. 이처럼 꿈속에서 가능할 것 같은 일을 우리는 구로는 예술대학 안에서 만들어 갈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라고 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서 어떤 것을 주고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노리단의 커뮤니티 비즈니스이다. 여러 가지 자원 중에서도 '지식'을 나눠보고자 탄생한 것이 '구로는 예술 대학'이다. 이처럼 왜곡된 자원의 흐름을 새롭게 조성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체인지 메이커의 역할인데 이것은 어렵지 않다. 그냥 순리대로 하는 것이 방법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는 정보의 흐름을 새롭게 구성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움직임이 구로는 예술 대학을 넘어서 다양한 자원을 다양한 사람들과 기획할 수 있는 마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루타의 제안]

친구와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의 단어를 바꿔가며 놀던 적이 있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이처럼 기존에 존재하던 것의 맥락을 달리해 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것을 찾아낼 수 있다. 이처럼 2학기에는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는 것을 다른 맥락에 가져다 놓음으로서 가치를 재발견해내고, 이런 활동을 통해 1학기의 자원이 가진 가치를 재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좋은 연은 미미한 바람에도 잘 날아오른다고 한다. 여기서 '좋은 연'을 '좋은 인연'으로 바꾸어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앞으로 2학기가 진행되는 한 달의 시간동안 개개인은 각자의 '연'을 잘 만들고, 더불어 서로의 '인연'도 잘 만들어서 앞으로 있을 마을축제 때 구로예대의 이름으로 연을 높이 올려봤으면 좋겠다.







노리단이 도시에서 청년들과 대학을 만드는 이유_시스

'마포는 대학'에 이은 노리단의 두 번째 프로젝트인 '구로는 예술 대학'은 '지역', '대학', 그리고 '예술'이라는 세 개의 단어가 키워드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여기서 특별히 구로나 마포와 같이 지역 자체가 큰 의미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어느 장소를 매개로 우리가 여기 함께 모였다는 것에 의미 있는 것이다. 요즘 대학은 무능력해지고 있다. 중요하지만 그 동안 소홀하게 여겨졌던 평생교육의 역할이 구로는 예술 대학 안에서 이뤄질 것이다. 세 번째 키워드인 예술은 간단히 말하면 느끼고 보여주는 것이다. 바로 감정이 살아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인문학 강좌 위주였던 초기의 마포는 대학과 달리 구로는 예술 대학은 다양한 체험을 한다는 점에서 좋았다.


현재 지역 커뮤니티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단체들이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그러나 노리단이나 희망청, 달록이 하고 있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약간 다르다. 지역 커뮤니티를 직접적으로 나서서 살린 다기 보다는 지역에 대한 인식이 희박한 젊은 세대들이 한데 어울려 모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줌으로서 그 자체가 하나의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상상력을 복원해 주고, 모여서 함께 성취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돕는다.

 

2학기에는 1학기와 달리 스텝이 서비스를 하고 수강생이 수동적으로 서비스를 받는 개념이 아니라 수강생과 스텝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수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구에 커뮤니티대학이 필요한 이유_모험


현재 사회적 기업을 돕고, 지역 활성화 사업을 컨설팅 하고 있는 '씨즈'에서 일하고 있다. 천 명 정도의 사람이 배를 타고 지구 한 바퀴를 돌며, 분쟁지역을 찾아다녔던 피스보트에서 나는 한국의 현실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었다. 그럴 때 마다 제대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무지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 희망청에서 일하면서 희망청이 있는 마포의 청년들을 만나 여러 가지 일들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구에 커뮤니티 대학이 필요한 이유? 보다는 구로는 예술대학에 왜 지원했는지,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가 더 와 닿는 질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넘어갈 수 없는 게 바로 커뮤니티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다. 희망청에서 일하면서 만나게 된 청년들은 모두 저마다의 고민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서 답을 찾고자 했다.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들을 모니터 앞에 앉아 홀로 인터넷을 통해 찾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 상에서 이러한 고민들이 실제로 오고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을 떠나 잠시 방이 비우게 된 사람과 방이 필요한 사람이 실제로 만나는 상상! 일자리가 필요한 청년과 아르바이트생이 필요한 동네 까페 아저씨가 만나는 상상을 말이다.

구로는 대학의 2011년에 대해서 다양한 상상을 해보았다.


율면은 대학으로 농활을 갔다가

광주는 대학과 히로시마 대학으로 평화 스터디 투어를 가고,

겨울 방학 워크샵은 삿뽀로에서 하고

여름 방학 엠티는 오키나와로 가고

구로는 예술 대학 문화재는 영국의 스트리트 와이즈에서

구로 지역의 여러 어르신들과 악단을 꾸려서 공연을 하면 어떨까...


단순히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하는 것은 힘들고 재미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문제를 볼 때는 단순히 문제 자체를 보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본다. 구로는 예술대학에서 다양한 청년과 그들의 다양한 재능이 만난다면 사람과 문화가 만나서 자연스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더불어 이 수업이 끝날 때 쯤 에는 '지구에 커뮤니티 대학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각자 그 답을 하나씩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회고

라온제이: 

처음 만났지만 서로의 얼굴을 그리며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이 새로운 커뮤니티의 매력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발전된다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히히: 

간만에 다시 모여서 사실 조금 쑥스러웠는데, 오늘 활동을 하면서 그런 기분도 털어내고, 새로운 분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모두 잘 지냈으면 좋겠다.

 

개리에서 다시 횽아로~! 돌아 온 횽아: 

사실 오늘 오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역시 좋은 사람들이다. 란 생각을 했다. 오늘 그림 그리기를 하면........ 정말 좋았고, 앞으로의 활동이 많이 기대된다.

 

소재: 

이런 모임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지만 단순히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에 지원을 했다. 잘 왔다는 생각이 들고 정말 즐거웠다.

 

미인백곰: 

굉장히 다이내믹한 사람들이 모인 것 같아서 2학기 활동도 기대가 된다. 오늘은 1, 2학기 수강생이 조금 나뉘어져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앞으로 서로 더 알아갔으면 좋겠다.

 

모이라: 

오늘 얼굴 그리기를 했는데 내 얼굴에는 긴 수염과 예쁜 리본이 달려 있었다. 앞으로 수염을 더 길러서 두 갈래는 귀 뒤로 넘기고, 한 갈래는 리본으로 만들어서 다니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그림에 정말 리본이 달려 있어서 놀랐다. 또 동아리에서 늘 모이라고 모임을 주선하는 바람에 '교주'라는 별명이 있었는데 오늘 이 그림에 그런 것들이 모두 그려져 있어 신기했다. 내 과거의 이미지와 미래의 이미지가 이 그림 속에 모두 투영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터니티: 

오늘 첫 번째로 여기에 도착했다. 전에도 이런 모임을 나간 적이 있었는데 오늘의 모임이 훨씬 즐거웠다. 이런 수업을 알려준 언니에게 고맙다.

 

카프카: 

1학기 때는 내 자신이 볶지 않은 커피원두 같았다. 지금은 아직 에스프레소까지는 아니지만 많이 볶아져서 커피가 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 같고, 앞으로도 계속 들들 볶아질 것 같다. 바깥세상에서 살 때는 나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힘들었는데, 여기에서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몇 가지 단어만으로도 나라는 사람을 떠올려 준다. 나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공간인 것 같다.

 

알라: 

1학기 때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즐거웠는데, 2학기도 역시나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서 즐겁다. 앞으로 함께 작업 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낼 생각에 기대가 된다.

 

소년: 

모임에 참가해 본 적이 많지는 않지만 그 동안 몇 개의 모임을 참여하면서 '나와 너의 만남'이 아닌 '나와 이 단체의 만남'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단체 속에서 내가 아닌 그 단체가 되어버리는 경험을 많이 했었는데 구로는 예술 대학의 1학기는 나와 너가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구로는 예술 대학의 공통방향을 찾는 것도 좋지만 2학기 때는 그 안에서 개인 간의 만남도 잘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

 

칼라: 

얼굴 그리기는 전에도 많이 해봤던 활동인데 오늘 같이 창조적인 작품이 나왔던 적은 처음이었다. 구로예대와 함께 하고 싶어 거의 한 달을 기다렸는데 그렇게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희망제작소에서 일하면서 커뮤니티 비즈니스에 대해 많이 접했지만 이렇게 직접 하게 되리란 생각은 하지 못했었는데 구로는 예술 대학에서 그것을 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 앞으로의 시간이 기대된다.

 

삐융: 

요즘 청년들이 꿈을 찾기 위해 많이 방황하는데 나는 그러한 문제가 혼자서 그 꿈을 찾으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면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들어주는 과정을 통해서 상상한 것이 실제로 이뤄지는 경험을 1학기 때 했기 때문에 2학기 때에는 이 안에서 더 큰 것을 이뤄 내리란 기대감으로 벌써부터 맘이 쿵쾅쿵쾅 뛴다.

 

김뽕: 

원래 구로에서 살았는데 이사 가기 전에 사람들을 사귀고 싶어 들어간 조기축구회에서 헛발질을 해서 잘렸다. 여기는 좋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것이 참 의미 있는 일인 것 같고, 앞으로도 많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

 

루타: 

이것도 회사에서 하는 일인지라 지난 1학기를 마치면서 유기농에게 결과보고서를 부탁했었는데, 나중에 보니 온통 사람들이 너무 좋다는 이야기 뿐 이었다. 그런데 직접 와서 보니 정말 사람 자랑 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기농: 

구로는 예술 대학은 사람을 만나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사실 네트워크 상 으로 연결된 사람들이 많아도 외롭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이것은 나의 미래, 꿈, 그리고 소소한 일상을 나눌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그런 것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많고,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상상을 정말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아마 한 달이 지나면 서로 사랑해서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되어 있지 않을까. 구로는 예술 대학에 오신 것을 환영하고 한 번 발을 들인 이상 빠져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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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두근두근 대는 만남

앞으로 매주 주말마다 이곳에서는 어떤 상상들이 현실이 될까요?

사람이 만들고, 사람과 함께하는 대학.

그 2학기! 자,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