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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는예술대학/수업후기

[4강리뷰]기획 특강


오늘, 아주 어메이징한 특강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찐 감자 하나에 바로 달려와주신 이분!

아, 그건 아니예요? ㅋㅋㅋㅋ

네. 유기농 찐드기에게 덥썩 물려주신 친절한 이분!


즐겁고 의미있는 일에는 시간과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붓는 정열의 사나이.

대한민국에서 문화기획으로 제대로 즐기고 사시는 김상윤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와~~~~!!!!!!


이성과 감성, 유머러스함까지 두루 겸비한 

화려한 경력과 넘치는 에너지의 소유자!

김쌤의 뜨거운 강의속으로 빠져보십시다!







기획이란 무엇인가



여러분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구로에서 선생님을 발굴해 내는 것이다. 즉 일상적인 행위에 숨어있는 가치를 발굴해내야 한다. 그럼 가치란 무엇인가? 외부에서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은 '브랜드'이고 내부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실질적 효용성'이다. 기획을 할 때는 실질적 효용성과 가치를 일치시켜야 한다. 실질적 효용성이 작은 것을 브랜드만 크게 부풀려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기나 다름이 없다. (ex. 책 '시크릿' - 시크릿의 저자는 그들이 말하는 시크릿의 법칙으로 인해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그 책을 팔아서 부자가 되었다. 이것은 마치 보물지도를 파는 사람과 같다. 보물지도가 있으면 보물을 캐러가지 왜 그것을 팔고 있는가. 그들에게는 이미 팔 수 있는 보물지도 그 자체가 보물인 것이다.)

 





문화 기획자의 역할


기업의 목표는 이윤(돈)의 추구이고, 단체의 목표는 이익의 추구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이익이 반드시 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문화단체는 기본적으로 문화적 의미를 추구하지만 동시에 단체이기 때문에 이익도 추구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처럼 의미와 이익을 동시에 갖춘 일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바로 여기서 문화 기획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문화기획자는 내가 좋아하는 문화 예술을 나랑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을 많이 만들기 위해 널리 퍼뜨리는 사람이다. 즉 자신과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 사람들이 더 많은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문화기획자의 역할이자 욕망이다.




일단 문화기획자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이 존재해야 한다. 말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다면 예술가는 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러나 예술가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예술행위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담아낸다. 기획자는 이런 예술가의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잘 통역해서 대중에게 전달한다. 반대로 대중의 요구와 욕구를 모아서 예술가에서 전달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예술을 구연하게 하는 것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돈이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client가 지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자는 '예술가'와 '대중', 'client'의 이해관계를 잘 묶어서 이해하고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즉, client에게는 이 일이 의미와 이익이 있는 일임을 설득해야 하고, 최대한 예술가를 잘 이해해서 그가 의도가 대중에게 그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번역해야 하며, 대중에게는 이것이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문화기획자에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특별히 중요한 이유이다.

 





그러면 이제 문화기획의 기본적인 틀을 그대로 구로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활동으로 끌어 와 보자. 만약 여러분이 구로 시장에서 커피 타는 일을 하고 계신 분을 선생님으로 모신다고 해보자. 그 분에게는 커피 타는 일이 그냥 매일 하는 일일 뿐이지만 우리가 그 분을 선생님으로 삼으면서 본질적인 것이 의미를 부여받게 된다. 즉, 그 분이 문화예술의 소재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것은 '소재'를 '주제화'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여러분은 '예술가'인 동시에 '기획자'가 될 수 있다. 

 






기획자는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

 

그 동안 숨어있는 가치를 찾기 위해 구로를 무대로 삼아 많이 움직였을 것이다. 그러면서 처음 본 것은 아니지만 처음 본 것이 많았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것들을 잘 닦아서 반짝반짝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 더 많이 찾아다니고, 만나고, 보면서 그것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커피 타는 아주머니께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그 분이 전에 강의를 해 본 적도 없고, 이론화 할 수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면 

왜 우리는 그 분이 교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커피를 타는 기능적인 이유가 아닌 실질적인 진짜 이유가 뭘까?

이러한 것들을 고민할 때 기획에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어진다.






일단 여러분들이 어떤 대상을 소재로 정했다면 거기에는 분명 눈여겨 볼만하고, 전달하고 싶은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소재로 수업을 기획할 때,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가 스스로 갖고 있는 정체성이 없기 때문이다. 앉아서 회의를 한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각자 한 명 씩 선생님을 발굴하고 그 이유를 말하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 그 이유에 대한 정리가 되지 않으면 남도 설득할 수 없다. 설득도 못하는데 설득을 하려들면 그룹 안에서 감정싸움이 되고 만다.

 


그분들의 왜 선택했는지에 대한 고민이 제대로 이뤄진 후에는 어떻게 전달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지는 수업이라면 임팩트 있게 전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기획은 많은 것들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깎아 내고, 제약하기 보다는 부여한 의미를 최대한 많이 보여주되, 나머지 주제들은 줄이는 방식으로 기획을 했으면 좋겠다.








[기획서 발표 & 선생님의 코멘트]



1) 버스 기사님들과 함께 하는 수업

*수업의도: 우연히 인터넷에서 '버스기사가 하는 30가지 일'에 대해 접하고 그 동안 무심코 지나쳐왔던 기사님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수업목표:

① 시민의식을 높이자

② 승객과 기사 간에 오해 풀기

③ 구로의 길에 대한 역사 알아보기

④ 버스 운전 노하우 배우기

⑤ 주제 없는 길 따라 인생수업

 

*수업장소: 구로 보성운수 차고지&사무실

*수업시간: 오후 2~3시
*수업내용 및 일정:

 노하우 수업: 수강생들의 질문들을 모아 기사 분께 직접 답변을 들어보는 시간(흥미유발 효과)

② 다른 나라의 버스 문화를 들어보고, 안전한 버스 운행을 위해 승객들이 지켜야할 매너에 대해서 배워본다. (위의 수업은 이후 수강생들의 모임을 통해 추가적인 캠페인 활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③ 정길용 기사님의 인생 이야기

 

*기타이벤트: 뽕과 미인백곰의 그림 선물, 매운고추는 이제 그만~ 잠깨는 껌 선물, 오해풀기 캠페인(버스 문화 개선)

 

코멘트

-이 수업의 핵심은 '재인식'이다. 단순히 말해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럼 단순히 상호 이해가 이 수업이 목표인가? 아니면 근본적인 원인에 까지 접근해 볼 것인가? 일단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

 

-우선 자신에게 버스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개별적으로 정리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것을 가지고 일대일로 기사님을 만나 여쭤본 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기사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무엇을 더 끌어낼 수 있을지 발견할 수도 있다.

 

-특히 구로의 길에 대한 역사를 알아보는 수업이 재미있었다. 이것들을 잘 정리해서 노선도를 다시 디자인 해보는 것도 좋겠고, 기사님과 함께 해서 무언가가 나오는 수업이 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기사님과 함께 버스를 타고 가면서 이야기를 들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정길용 선생님의 인생이야기 수업은 고민이 필요하다. 전체의 수업 목표에서 벗어나 기사님 개인에 대해 포커싱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할 것 같다.

 



2) 패션&사주연구원 박 선생님의 리폼수업

 

*수업목적: 자원의 재발견

*대상: 구로주민

*장소: 박 선생님 작업실 또는 미싱이 있는 공간을 대여

*수업내용: 헌 옷 리폼 위주로 하면서 사주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자 함.

 



3) 한복을 통한 한국만남

 

한국으로 시집 온 외국인 여성들이 한복을 체험할 수 있는 수업.

단순히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음.

구로시장의 한복집 사장님을 선생님을 모시고, 외국인 여성 4~5명을 대상으로 할 것.

추석을 앞두고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자 함.

따로 복주머니 같은 것을 준비할 계획. 좀 더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 같음.

 

코멘트

-외국인, 한복, 리폼... 나쁘지는 않지만 좀 더 재미있게 할 수 없을까? 방석커버를 만들어주면 모두 각각 다른 것으로 채울 것이다. 한복 재질로 된 무언가를 제공 했을 때,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리액션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왜,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보다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앞질러 간 것 같은 인상이 든다.

 

-아이템에 대한 고민은 확실한데 목적의식이 없다. 그래서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 복주머니를 통해 어떤 만족감을 줄 것인가? 왜 복주머니여야 하는가? 차라리 제기라면 어때? 놀 수라도 있잖아... 가르쳐 줄 수도 있고.. 그래서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 재활용은 너무 쉽다. 재미가 없다. 주제를 더 줄여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 좋은 기획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원하는 것 이상으로 다른 가치를 전달해주는 것이다. 아이템을 더 정교하고 구체적으로 만들어 가라. 토론이 논쟁이 되는 시점은 바로 이때이다.

 

-리폼의 경우도 다른 주제를 부여했으면 좋겠다. 재활용은 식상하다. 색상을 잘 배치하는 법이라던가.. 무언가 새로운 인상을 주기 위한 방법을 좀 더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떨까.

 



4) 삼천리 커피

처음에는 단순히 이름만 따오는 컨셉이었는데 이번 수업의 목적이 선생님을 찾는 것이다 보니까 삼천리 커피 아주머니를 선생님으로 모시게 되었다. 그러나 찾아가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아주머니께서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으셔서 폐기 하게 되었다.

 

코멘트

 

-그 분은 굉장히 많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을 다 알고, 모든 것을 관찰할 수는 있지만 거기에 끼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공기처럼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분을 'key man'이라고 하는데 어떠한 공간에서 기획을 할 때는 그런 key man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직접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연결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기획에는 단발적인 것도 있지만 심층적이고 구조적인 이해를 필요로 하는 사업도 있다. 그런 것의 단초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분은 하고 있는 일 때문이 아니라 그 공간에 오래 있어서 공간 자체의 역사를 알고 있다는 점 때문에 특별하다. '커피 한 잔 사면 뭐든지 알려 주지롱~!' 이런 컨셉을 생각해 볼 수 도 있다.

 

-눈을 크게 떠라! 시장에는 아마도 그 아주머니가 아니더라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이 있을 것이다.(원앙주단 아주머니 처럼..) 누구한테나 배울 것은 있다. 그것이 나에게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가 문제이다. 이미 존재하는 것에서 가치를 찾기 위해 눈을 크게 뜨고 관찰해라.

 

- 우선 이 수업의 결과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를 믿고 와 준 수강생들도 재미있을 수 있다. 재미있는 요소도 군데군데 잘 넣어줘야 한다. 단 연관성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한복수업에 제기차기 코스를 attachment는 것이다. 이번의 기회를 훈련이자 연습으로 생각하고 즐겼으면 좋겠다.






단 기간에 우리들의 문제점과 프로젝트의 핵심까지

꿰뚫어 시원하게 긁어주신 김상윤선생님.


그 주옥같은 말씀들에 감동의 폭풍눈물 ㅜ_ㅜ


이번 강의를 통해 우리가 그 동안 놓쳐왔던 것은 무엇인지,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기획하려는 수업까지

하루사이에 많은 것들이 안개에서 벗어난 기분입니다.



선생님을 찾아 수업도 듣고, 직접 수업도 만들어 보고

선생님도 되어 보는 이상한 대학.

 

배움이란 이런 걸까요?

멋진 선생님을 만나 또 한 번 부쩍 성장한 우리들 앞에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요.


으으으읏!!!
더 쑥쑥 성장해서 다음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