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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1 마포univ/2011수업

한식탁에 모여 앉아 경계없이 먹어보는 샐러드 타임~



지난 11월 19일 마포는대학의 한식탁, 함께 만들어먹는 무경계 샐러드 쿠킹 타임! 이 진행되었습니다. 
무경계 샐러드 쿠킹, 뭐라 알듯 모를듯한 네임의 이 수업의 컨셉은, 어떠한 요리 재료도 훌륭한 샐러드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어떤 요리에는 무엇이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정형화된 레서피에 길들여져 있지는 않은지요. 그래서 혹시 샐러드에는 채소와 과일만 들어아간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신지요?
이러한 생각의 경계를 훌쩍 뛰어 넘은 것이 이번 수업입니다. 식구들 친구들이랑 한식탁에서 밥먹기도 힘든 요즘, 맛있는 거 먹으면서 사는 이야기하자고 모인 것이기도 하고요. :)

요리에 관심 있는 고등학생 학생부터, 주부, 자취생, 그리고 기러기 아빠까지 다양한 분들이 모였습니다.   


다들 자신이 생각하는 샐러드의 재료들을 가지고 왔는데요. 
남자친구 시골집에서 떨어진 사과로 만든 사과쨈을 들고 온 오다몬,
마트에서 신선한 야채들을 사온 정진이씨,
집에 있는 감을 가지고 온 고등학생 민지,
우유를 사가지고 온 귤,
그리고 선생님과 기획단이 준비한 재료들은 모두
돼지목살, 쌈채소, 감, 사과잼, 양파, 치즈, 파인애들, 키위, 바나나, 손두부 등입니다. 
이 재료들로 어떤 샐러드를 만들 수 있을까요?

운 물에 데쳐주세요.


짠, 재료를 통해 선정된 오늘의 요리입니다!

과일, 채소를 섞어 만든 샐러드
두부와 토마토로 만드는 샌드위치 샐러드
돼지 목살을 곁들인 샐러드


과정을 간단히 소개할게요.

1. 재료 준비하기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귤, 사과 등은 30분 전에 밀가루와 식초를 넣은 물에 담가 놓는다
   (혹시 모를 농약 성분을 뺄 수 있다) 
   과일은 깍아서 먹기 좋게 썬다.
   쌈채소도 흐르는 물에 씻어 손으로 먹기 좋게 잘라 놓는다.  
   파인애플은 가운데 심지와 껍질을 최대한 두껍게 빼서 잘라낸다. 
   양파는 썰자마자 물에 담가두면 매운맛이 빠지고 단맛이 난다. 
   손두부는 적당히 잘라 올리브오일을 두른 팬에 살짝 부친다. 
   돼지목살은 통후추와 녹차티백에서 나온 녹차가루를 넣어 재워두었다가 후라이팬에 살짝 구워준다.

 
2. 드레싱 만들기

준비된 과일을 모두 넣는다.
신맛과 단맛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귤은 적당히 썰어 놓고, 일부는 즙을 짜서 넣는다.  
천일염을 넣어 짭쪼름한 맛을 더한다.
올리브 오일도 넣는다. 1인분에 1ts 정도가 적당하다.
통후추도 갈아 넣는다.
후라이팬에 볶은 다진 마늘을 넣는다(맛의 풍미를 더할 수 있다).
채소잎의 숨이 2/3으로 줄어들 때까지 버무린다.
tip. 바나나는 같이 버무리면 망가지니 나중에 넣는다. 
    사과는 씨를 빼고 최대한 채를 썰어서 식재료와 함께 버무리면 즙이 빠져나온다.
    그 자체를 드레싱으로 사용해도 훌륭한 맛이 난다.
    올리브유는 샐러드와 궁합이 잘 맞는다. 없으면 포도씨유를 써도 좋다.
    포도씨유는 지성성분이 강해서 느끼한 맛이 난다.
   산도가 높은 파인애플은 치즈를 곁들이면 좋다.  
  


3. 세팅

 1. 과일, 채소를 섞어 만든 샐러드
 널찍한 채소를 보기 좋게 깐다. 샐러드를 그 위에 얹으면 시각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파인애플 껍질도 훌륭한 접시로 사용할 수 있다. 버무린 샐러드를 그 위에 보기 좋게 얹는다. 
 2. 두부와 토마토를 만드는 샌드위치 샐러드
슬라이스한 토마토와 두부, 감 등을 차례대로 얹고 통후추 등을 넣고 드레싱한다.
3. 돼지 목살을 곁들인 샐러드 쌈채소 중 고기와 곁들이기 적당한 것을 골라 그 위에 고기와 양파를 얹는다.

 

짠~ 완성된 샐러드입니다. 모두 함께 해서도 그렇지만, 요리 자체가 어렵지 않아서 정말 금방 끝났습니다! 


자, 모두들 샐러드에 대한 생각이 바뀌셨나요? 샐러드만으로는 좀 출출하다 싶으면 고기나 두부를 넣으면 든든하게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답니다. 
선생님은 길거리의 꽃들도 재료로 쓰신다고 하는데요. 앞서 말한대로 식초랑 밀가루를 넣은 물에 넣어서 씻으면 요리에 함께 내놓아도 좋답니다. 
식재료를 그대로 느끼기 위해서 간은 최소한으로 하는 게 좋고, 그 음식 본연의 맛을 느끼도록 노력해 보면 좋아요. 토마토 같은 경우 신맛과 단맛이 동시에 나는 신기한 채소이기도 해서 여러 음식에 어울린답니다.  
 

아, 그럼 여기까지 샐러드도 만들어 봤는데, 선생님에 대한 소개가 빠졌죠? 이렇게 훌륭한 식단을 제안하신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요? 학생들이 질문한 Q&A로 알아볼까요?

Q1. 원래 요리에 관심이 많았나요?
저는 얼마전까지 뉴욕의 인권단체에서 일을 했어요. 가정피해여성, 정신과적 치료를 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쉼터를 운영을 했는데, 이분들은 정기적으로 양약을 복용하도록 되어있었죠. 그런데 양약을 복용하면 우리 몸의 신장을 망가뜨리죠. 양약은 몸의 기능을 대신하다보니 몸이 제기능을 잃게 되지요.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 당뇨가 있습니다. 이 분들을 위해서 요리를 하기 시작했어요. 이분들 때문에 요리에 신경을 쓰고, 자연식 음식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죠. 건강이 좋아지신 분들이 생기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래서 스트레스가 쌓이면 요리를 하면서 풀었어요. 기분이 안좋을 때 요리를 하면 기분이 안좋아지고, 기분 좋을 때도 하면 행복했어요. 그래서 요리를 시작했고, 나름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온 거죠. 저는 요리를 해서 사람들을 대접하면 에너지를 받아요. 그 적립된 에너지로 사는거죠. 지금은 집 앞에서 텃밭을 가꾸고, 주변에 있는 야생초를 뜯어먹으면서 살고 있어요. 이제 전주로 이사를 하는데, 마늘, 쪽파, 대파 등을 심어볼까해요. 

Q 2. 이런 삶을 산지는 어느 정도 되셨나요?
이렇게 산지는 2년정도 되었어요. 한국에 나오면서부터죠. 요리를 한 건 7년정도. 그전에는 좋아하는 음식을 물어보면 밥, 고기, 술 이렇게 대답했지요(웃음). 채소는 쳐다보지도 않고 과일은 누가 입에 넣어줘도 뱉어버릴 정도로 싫어했어요. 지금은 완전히 반대로 바뀌었죠. 

Q3. 몸의 변화를 느끼시나요?
그럼요. 채소 위주의 식생활을 한 것은 2년 정도 되었는데요. 1년에 몇 번 정도는 정크 푸드가 먹고 싶기도 할 때가 있어서 가끔은 먹어요. 저는 다른 사람보다는 장기가 3~4개는 없습니다. 수술을 했거든요. 남들 건강 챙기다가 저를 해치게 된거죠. 그게 미국 생활을 정리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그 당시 제 주변에 채식하는 분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어요. 저는 과일채식은 못하겠고,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해먹다보니 핫샐러드를 먹기 시작한 거예요. 우리나라의 나물 같은 것이 핫샐러드죠. 요즘에는 밖에서 음식을 잘 사먹지 않고 집에서 해먹어요. 라면을 먹더라도 스프는 빼고 김치나 된장을 넣어 간을 하는 등 다른 것을 함께 챙겨먹어요. 
몸의 변화는 두말하면 잔소리죠. 만성적으로 피곤했던 것이 없어졌고요. 제가 다혈질에 똑같은 음식 두번 먹는 것을 싫어하는데 직접 먹다보니 급한 성격이 많이 조절되었어요. 음식을 먹으려면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리고 굉장히 폭력적인 성격도 변했어요. 마음이 행복하니까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제가 9남매여서 조카가 많은데,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다혈질이더라고요. 조카들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웃음) 성격이 많이 온순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특히 사춘기에 신경질적인 아이들도 많이 온순해졌죠. 옷입는 것이나 헤어스타일도 많이 바뀌었어요. 식생활이 성격이나 생활을 많이 좌우하는 것 같아요. 
우리 몸의 오장육부는 다 각기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어요. 비장이 안 좋은 사람들은 단맛을 좋아해요. 비장이 그 맛을 요구하는 거죠. 비위가 상한다는 말이 있죠. 뭔가 입맛이 예민한 사람은 비장이 약한 거예요. 그런 사람들은 위암에 걸릴 우려가 있으니 위를 보호하는 음식을 평소에 챙겨먹어야해요. 
우리가 도심에 살면서 도심텃밭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지금 가공식품이 넘쳐나잖아요. 대형마트를 먹여살리는 일이죠. 농사짓는 사람들에게는 폭리를 취해서 싸게 사오려고 하니 농가에서는 좋은 식자재를 정성들여서 키울 수 없죠. 그리고 해외에서 방부제를 엄청 넣어 오랫동안 배로 실어 나르죠. 그래서 로컬 푸드가 중요한 거예요. 최소한 살아갈 때 몸은 배반하지 말고 멋지게 살아야 되지 않을까요? 저처럼 몸에 칼을 대면 절실히 느끼실 거예요. 

Q4. 혹시 어떤 병을 앓으셨나요?
저는  암이었습니다. 제가 현재까지 살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살라고 한 운명이 있지 않나 생각해요. 저는 2가지 암 때문에 몸을 절개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유증이 심했지요. 수술을 4~5번 했어요. 다 이야기하면 심란하니 듣지 마시고(웃음). 아무튼 저는 지금 건강하게 살고 있어요. 예전에 몰랐던 건강함을 느끼면서 살고 있는거죠. 
그리고 일이라는 것을 놀이처럼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현대인의 문제가 스트레스죠. 암 발병의 80%가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일 중독자처럼 일을 해왔었고,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저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나봐요. 제 몸을 제가 너무 혹사했던 거죠. 하루에 4시간 잠을 자고 그 외에는 계속 일을 했어요. 지금은 사실 몸이 힘들면 일을 하지 않아요. 노동이라고 생각되면 하던 일을 놓고 바로 집에 가서 눕죠(웃음). 아니면 바로 다른 일을 해요. 그러다가 생각나면 다시 하고. 예전에는 반나절이면 끝낼 일을 2~3일에 나눠서 해요. 그러다보니 일이 즐거워지고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즐거운 일을 계속 찾아서 하죠. 요즘엔 농가 주택에 살고 있는데 주변의 풀을 조금씩 매면서 때론 책도 읽고 쉬엄쉬엄 살아요. 몸이 말하는대로 움직이게 된 것 같아요. 지금도 체력적으로는 딸리기도 하는데, 그래서 조금씩 하는거죠. 그렇다고 제가 30분만 일한다는 것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하루에 8~10시간은 움직여요. 컨트롤을 하는거죠. 힘든 일을 하면 그 다음에는 편안한 일을 하는 식으로. 
직장생활을 하면 주변 환경 때문에 컨트롤하기 힘든데, 저는 그런 분들에게 차를 드시라고 권해요. 좋은 음악을 틀어놓고 적어도 하루에 한시간, 이틀에 한 시간 정도는 나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갖으시라고요. 해비메탈이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하면 그 음악을 들으면 되요. 좋은 차, 좋은 술을 가져다 놓고 나만의 시간을 자주 갖으시면 스트레스는 많이 순화되는 것 같아요.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내 몸을 너무 혹사시키는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은 수업 시간에 나왔던 요리에 대한 다양한 지식들입니다.

1. 설탕보다는 꿀, 꿀보다는 조청
보리를 싹을 틔워 만든 것은 엿기름이라고 하고요. 이것을 여러번 여러번 걸러서 건더기를 버리고 그것을 오래 끓이면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백엿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엿이 되기 전 과정이 바로 조청입니다. 곡물 자체에 있는 당분을 농축시킨거죠. 요즘에는 물엿도 많이 나오는데 설탕보다는 물엿이 좋습니다. 요즘에는 조청 만들기가 힘들어서 귀한 재료가 되었는데요. 좋은 조청을 얻으시면 금덩어리를 얻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설탕이 안 좋은 이유는 가공과정을 거치면서 색깔을 탈색시키기 때문이예요. 원래 설탕은 흑설탕인데 색을 탈색시켜서 백설탕을 만들죠. 흰쌀이 안좋은 이유가 가공과정에서 좋은 영양소가 많이 빠져나가는데 그것과 비슷한 원리예요. 우리 몸은 정제된 음식을 먹지 않아도 스스로 정제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너무 인위적으로 정제된 음식을 먹다보니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암이 생기는 것입니다. 최근들어 암을 앓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가공식품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예요. 그래서 먹거리가 아무것도 아닌 것같지만 굉장히 소중합니다. 

2. 감수가 빠진 소금만들기
저는 맛소금도 미원이 섞여 있어서 사용하지 않아요. 맛소금보다는 구운소금이나 천일염을 사용하세요. 천일염을 종이 봉지로 바꾸거나 마른행주 위에 두면 소금물이 뚝뚝 떨어져 나와요. 이것을 감수라고 하는데요. 그러고 나면 소금에서 단맛이 나요. 짜지만 단맛이 나서 훨씬 좋아요. 
김치 장인들은 3년 정도 감수가 빠진 소금을 쓴다고 하잖아요. 감수가 잘 빠진 소금은 뽀송뽀송합니다.  

3. 홍시로 감식초 만드는 법
요즘 홍시 싸죠. 홍시를 사서 꼭다리만 따서 항아리 같은 곳에 2주간 보관하세요. 그러면 산도가 생겨서 알코올 성분이 올라와 시큼한 맛이 올라오는데, 그 위에 건더기를 걷어내세요. 허여멀건한 것이 노란색이 띌 때까지, 오래도록 두면 좋은 감식초가 되요. 
식초 중에는 감식초가 제일 쉬워요. 실온에 2주 정도 둔 뒤에 아침 저녁으로 한버씩 저어주면 발효가 잘 됩니다. 감식초는 오래두면 둘수록 맛이 좋아지고, 그 식초를 드시면 일반 화학 식초는 먹기 힘들 겁니다. 강한 산도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서 자극적이지 않아요. 감식초는 천년만년 두면 좋아요. 선선한 곳에 장기보관하고요. 플라스틱 용기보다는 유리나 항아리에 보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항아리는 정말 과학적인 그릇이예요. 숨쉬고 있으니까요. 

4. 손쉬운 토마토 덮밥 만들기 
마늘을 슬라이스 해서 볶은 것과 슬라이스한 토마토, 거기에 소금간이나 간장간을 해서 함께 드셔보세요. 마늘은 익혔을 때 풍미가 나는 재료예요. 입맛을 돋구기도 하고요. 간단하지만 정말 훌륭한 한끼 덮밥으로 충분하답니다. 


우리들이 하루 세번 만나는 음식.
일상을 좀 더 풍요롭게 채우기 위해서 조금더 정성스런 식단을 준비해 보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