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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는대학/수업리뷰

[1학기 2강] 단체탐방 리뷰

아침 댓바람부터 나다닌 6월 2일, 2강 리뷰!



[소행주]

첫 방문지는 '소통이 있어서 행복한 주택만들기', 소행주입니다.



 소행주의 특징과 과정, 사업내용을 설명하는 건빠 / 소행주 1호 옥상가이드 박장


마을이 사라진 이 도시에서 여러사람과 삶을 나누며 같은 집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치솟는 전세값, '내집마련'은 커녕 학교 앞 자취방 하나 구하기 힘든 우리 20, 30대에게 탈출구란 없는걸까요? 


도시 속의 마을을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도시가 한편으로 살기 좋기 하지만 익명으로 살게 되잖아요. 이 곳에서 내가 누군지, 주변에 누가 살고 있는지 모르고요.

그렇게 숨어서 살 수는 있지만 좀 외롭겠죠. 우리 예전에는 어울려 살고, 마을로 살았는데 말이죠.

성미산마을은 우리 서로 모르고 외롭게 살지 말자는 뜻에서 육아로 시작된 공동체입니다.

이 동네에서는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걸 만들어요. 만들다가 잘 되면 계속 하는거고 잘 안되면 반성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 하죠. 저희가 지금 공동주거 형태의 집을 짓는 기업으로 '소행주'를 만들었지만, 앞으로의 발전방향이 어떻게 될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지어가며 앞으로 변화될 것 같습니다.


함께 살면 적게 소유하면서도 풍요롭게 살 수 있어요

소행주의 기본 컨셉이 '자기 공간은 적게 갖고 함께 쓸 수 있는 공간은 넓게 갖자'입니다.

공용공간에서 같이 모여 영화도 보고, 기타도 배우고, 동아리 활동도 합니다. 그렇게 하면 적게 소유해도 풍요롭게 살 수 있거든요. 그게 코하우징(co-housing)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입주하기 전부터 입주자 모임을 통해서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의견을 공유하고 서로 관계를 만듭니다. 어떻게 짓자, 어떤 공간을 만들자, 어떻게 살자, 같이 대략의 그림을 그리고 함께 살기 시작하는 거죠. 


같이 고민하면 좋은 방법이 생길거예요

대학생들 주거문제가 심각하잖아요. 대학생활협동조합하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같이 만나서 이야기하고

방향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비용은 보통 원룸과 비슷하거나 더 저렴할 수 있도록이요.

취미나 지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같이 살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잖아요. 이 후에 사회나가서 하고 싶은 부분이나 그 밖에 스스로의 성장에요. 그래서 같은 주제에 관심이 있거나 동의하는 학생들이 모인 공동주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독립생활자주거자구조합'이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입주 예정인 소행주 2호 9가구 중 한 가구에 독립생활자 5명이 함께 입주할 예정입니다. 이런 새로운 실험을 계속 하고 있어요.

여러분도 누가 주거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을 거예요. 앞으로 혼자 살든, 가정을 이루든 문제가 있을 때 같이 의견을 모은다면 다양한 해결방법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친한 사람, 취미가 같은 사람,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산다는 건 행복한일이에요. 



Q) 이 마을 사람들은 성미산을 지키고자 하는 과정에서 강한 연대의식을 가졌던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런 여러 구체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지, 그 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건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 같죠? 지도자나 조직이 있는 게 아니라 저마다 개별적으로 하고 있는 것들이 전체 그림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이 마을에 원조를 공동육아 어린이집으로 보는데요, 그렇게 필요에 의해 하나씩 만들어진 겁니다. 수혜를 가장 많이 입으시는 분이 먼저 나서서 '이런 거 하나 만들어보자.' 하죠. 괜찮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하게 되는겁니다.

모든 게 잘 되지는 않아요. 예전에 협동조합 형태로 카센터를 만들었어요. 운영을 몇 년간 했는데 적자가 많이 나서 접었어요. 어떤 건 또 잘 되는 거고요. 그런 수많은 움직임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고 관계망들이 만들어지는 거죠.

출발점이 중요한데, 마을의 일에 관심을 갖고 5-6년 시도를 하다보면

각자 활동 범위가 생겨요. 그런 사람들이 모여 마을 전체 모습이 됩니다.



Q) 설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요. 


건빠)

네, 많습니다. 도면을 확정하고 가셨다가 '잠깐만요!'하고 또 오십니다. 밤잠을 못 주무시죠.

도면 확인과 수정을 15번에서 20번, 많게는 30번씩 합니다. 벽을 세웠다가 허문 적도 있고요.

2호까지 하다보니 수요자 참여형 설계 프로세스를 정립해야겠다는 필요를 느껴요. 보다 효율적으로요.







Q) 입주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떻게 선별하시나요? 자격 같은 것이랄까요.


박장)

서울에서 하니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땅값이 비싸고, 또 단열이나 환기시스템에 신경쓰니 보통 빌라보다 건축비용도 많이 들어갑니다. 많이 신중히 선택을 하시지요. 기본적인 도면을 드리면서 위치와 비용을 말씀드리면, 그 다음부터는 선착순입니다.

'이 집은 공동으로 생활하는 활동이 많은데, 아무나 와서 산다고 하면 조화를 이루는 게 가능하냐.'는 질문을 간혹 듣습니다. 하지만 소행주를 선택하고 그에 비용을 부담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공동으로 생활하는 것에 대해 마음을 열어두시는 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관상을 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


Q) 아이들이 크거나 다른 사정이 생기면 이사를 가야하는 경우가 생길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럴 경우에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박장)

아이가 크면 넓은 집이 필요하고, 아이가 다 커서 시집장가를 가면 또 좁은 집이 필요하게 되겠지요. 20년 쯤 지나면 그런 변동들이 있을텐데요. 소행주 2호가 작은 평수 중심이에요. 아이가 어린 가족이 많고요. 그러니 아이가 크면 1호로 이사올 수도 있지 않을까? 반대로 1호에 사시던 분들이 나이드시고 2호로 이사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집을 서로 바꾸면 어떨까, 그런 상상을 계속 해봅니다. 그런 일이 생길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라 결정된 것도 없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지만, 이렇게 주거를 가지고 다양하게 상상해볼 수 있는 거죠. 





한 가구마다 다른 색과 패턴으로 마감을 해서

여기서부터 여기까지가 한집! 이라고 표시합니다.

물론 곳곳에 녹지도 잊지 않았어요.


구석구석 세심히 안내해 주시고 마을과 주거에 대한 즐거운 상상과 함께

용기의 주먹 불끈 쥐게 해주신 건빠와 박장,

그리고 주말 아침부터 소란스런 손님들 맞아주신 소행주 1호 가족분들 감사합니다!




[문턱없는밥집]

점심 메뉴는 근처 문턱없는밥집의 유기농 비빔밥! 후루룩후루룩



'문턱없는밥집'에서는 형편에 따라 자율적으로 금액을 지불하면서 누구나 식사할 수 있습니다.

대신 먹을 만큼만 덜어서 남기지 않고 먹기! 발우공양 하듯 깨끗이 닦아 먹기!



부른 배를 감싸안고 재활용 물품과 유기농 먹거리를 판매하는 '기분좋은가게'까지 구경하고-



[릴라 healing&art]

공간에 가득한 향 냄새와  함께 우리를 반겨주는

릴라 healing&art의 기획자이자 운영자, 삐삐와 실비.

릴라의 탄생 스토리를 들어볼까요?




우리 세 사람, 필요한 것이 있어 같이 만들었어요

성미산마을에는 협동조합 방식의 모임이나 단체가 많은데

삐삐, 실비, 그리고 아난도 우리 세사람은 그런 게 무거웠고, 목적과 뜻없이 술을 그냥 자주 마셨어요.

왜 무슨 사업을 같이 하거나 행사를 치르거나 하는 목적으로 만나면 그것만 얘기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그냥 친구가 되니까, '나는 이런 작업들을 하다보니 이런 게 필요해.' 하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실비 마을학교 교사에요.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는 데 음악에 재능이 있고 교사로서의 장점까지 있어요.

사람들하고 어떻게 음악을 나눌건가 고민하고 있어서 함께 작업을 만들곤 했는데, 소모임같은 것을 안정적으로 할 만한 공간이 없었어요.



아난도는 소통에 대한 인문학적 고민-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정말 나는 누구이고 나 그대로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분이에요.

그래서 티벳탄 펄싱을 하고 있었어요. 티벳 불교에서 전승되어온 명상법인데, 몸과 마음을 통합시키죠. 그런 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했어요.


저(삐삐)는 조직생활을 길게하다, 조직에 있지 않겠다 생각하고 축제를 기획하는 일을 하며 이 마을에 왔어요. 중앙단위의 일을 하다보니 스트레스가 오고 몸이 안좋아져서, 쉬면서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어요.





그렇게 릴라를 만들었어요. 인간의 창조적인 표현의 방식이 예술이라 한다면, 그것이 곳 힐링이라고 생각해요.

'릴라'는 play 라는 뜻이에요. '신의 놀이터', '우주의 유희'라는. 좀 거창하지만요. 

잘 놀면, 그래서  창조성을 다시 발현하기 시작하면 굉장히 다시 즐겁고 행복한 존재가 된다는 의미에요.



그런데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래서 공간에 목적이 있지가 않아요. 그건 제가 성미산마을에서 사업을 하면서 배운거예요. 어떠한 목적을 가진 누군가가 움직였을 때 그것의 지속가능성과, 한 사람과 사람이 스스로 할 때의 그 지속가능성이 다르다는 것을요. 자발성에 의해 움직이는 일은 그 일이 잘 안되더라도 받는 상처들이나 여파는 굉장히 약해요. 또 다시 쉽게 다른 걸 시작할 수 있어요.

마을에서 일을 하면서 정형화되지 않은, 그래서 앞으로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를 것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것 같아요.


그런 공간이에요. 그런데 언제 없어질지 몰라요.

세사람이 약속을 그렇게 했거든요. 언제든, 힘들어지면, 즐겁지않으면 그만 하자고요.



Q) 문화예술기획을 하고싶어서 기업이나 단체에서 하는 활동을 많이 하는데, 할 때마다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 들어요. 자율성은 한계가 있고, 아무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부딪히다 보니 점점 지쳐요.


삐삐)

20대들과 일을 한다는건, 그 친구에게 실패할 기회를 줘야된다고 생각해요. 그 친구들이 일을 해보고 실패하고, 본인이 뭘 하고 싶어하는지, 잘 할 수 있는지 알고 그 모습으로 일을 점점 넓혀가야해요. 씨앗을 발견해내고 그것을 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같이 내주거나 조언을 해주되, 절대 개입하지 않아야 하고요. 실패하더라도 실패를 수습해주고 그 실패가 끝이 아니라는 걸 알려줘야지요. 그런 과정들이 되어야 그 사람도 다시 한 사람의 인력 풀로 올라설 수 있는데, 그걸 교정해주는 데가 별로 없어요. 

단체 안에서도 가도가도 '맨땅에 헤딩이다.' 하면 그걸 내러놓고 1인 기획을 해보세요. 그 풀이 많아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몇가지 해보는거예요. 소셜펀딩 받는 방법도 찾아보고 공모지원도 해보고 떨어져도 보고. 경험하다보면 알게되거든요. 단체나 기업에서 만드는 자리가 아니라 혼자 해보아도 괜찮아요.

 



Q) 요즘은 심포지엄, 컨퍼런스 등등 문화예술 관련 행사나 활동도 많고, 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오히려 자원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이 안에서 뭘해야하지, 더 갈피를 잡기 힘든 경우가 많아요.


삐삐)

저도 그랬고, 20대 때에는 발이 땅에 닿아있지가 않아요. 엄청 열심히 하는데 내가 어디를 딛고 가는지를 몰라요. 무중력상태같은 느낌이지요. 그러니 뭘 하더라도 밀고갈 수 있을 만큼 해봤으면 좋겠어요. 어느정도 쭉 진행하다보면 '이만하면 됐어'라는 순간에, 큰게 생겨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걸 또 내려놓기가 힘들어요. 그러니 쭉 밀고 가면서도 '이걸 내려놓고 다른 나의 방향으로 꺾을 수 있을까.' 자꾸 생각을 해보세요. 여러번의 전환이 필요할테니까요. 어느순간 내려 놓고 삶을 전환하는 순간에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거예요.



Q) 요즘 서울은 포화상태인지라 그렇지 않은데, 조금 변두리나 지방에 가면 문화예술 기획하는 사람들을 무척 반기는 것 같아요.


삐삐)

지방으로 가시는 분들 많아요. 일을 따라 내려가는 게 아니라 거기서 만나는 관계에서 녹여내겠다 하시는 분들이죠.

저도 언제 떠날 수 있을까 고민이에요. 서울에 온지 십몇년이 되니 서울사람이지만 또 늘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있어요. 다른 분들이 정착하는 과정 지켜보면서 나의 인생 후반전은 어디로 갈까, 생각하지요. 그렇지만 지금은 서울에서 일을 엄청나게 많이 만들고 있네요.

지역으로 내려간다면 사람들과 할 수 있는 뭔가를 생각하겠지요. 가장 안좋은 방식은 '내가 이런 걸 하고싶으니까 이런 사람들을 불러모아야 겠다, 그래서 그런 결과를 내야겠다.'예요. 굉장히 기획에서 위험한 방식이죠. 그건 잘되더라도 그걸로 끝나거든요.

사람들과 소통하고 제대로 만나고, 삶과 교류한 부분에서 나와야 그게

문화예술의 하나의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그걸 하려면

삶을 나눠야 되는데, 낯선동네에 가서 하려니 저도 탁 용기가 안나요.


Q) 삐삐의 20대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해요.

삐삐)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힘든 시기였어요. 그런데 그 때에는 바깥 활동이 중요했고, 그 생활 속에서 나를 찾고싶었어요. 내가 원하는대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나한테 가장 행복한 일 일 거라고, 그렇게 내 내면을 그냥 냅둬버린 거예요. 내 안이 아파서 울고있는데에도 '괜찮아, 넌 강해. 견딜 수 있어, 너 그런식으로 하면 아무것도 못해' 하고 다그치고 혼냈지요.

지금 와서 돌아보면 너무 고민이 많아서 뭐가 진짜 내 고민인지 몰랐던 때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왜이렇게 복잡하게 살았지 싶어요. 지금보다 고민이 더 많았어요. 굉장히 넓은 범주, 인류의 평화까지요. 사실은 내가 열심히 살면 조금씩 변화 될 수 있는 거였는데. 시도해 보지는 못하고 너무 많은 고민과 불안이 있어, 제대로 살고 있는지, 뭘 해야 되는지 늘 헷갈렸어요. 내가 뭘 하는 사람일까? 내가 뭘 잘할까? 그게 늘 숙제였죠. 이 고민이 10년정도 되다 끝난 것 같아요.



Q) 인생 후배인 저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없으세요?


삐삐)

저의 표현은 '지랄총량의 법칙'인데. 고민과 방황은 언젠가 꼭 하게 되어있어요. 할거면 빨리하시는 게 좋아요. 나쁜 짓 같은거 다 해보고, 세상에서 하지 말라는 것 '하면 안돼?' 라고 한번씩 다 해보고. 궁금한거 다 찔러보고. 빨리 끝낼 수록 좋은거예요.

또 20대 때에는 이 길을 선택했으면 꼭 거기로만 가야할 것 같은 느낌이 있죠. 하지만 샛길이 많아요. 여유롭게 여러 가지 놓고 '이거 망해도 좋다!'라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임해보세요.

이상한 사람들 많으니 걱정마세요. 부모님께서, 또 사회에서 일반적인 인생의 길을 제시해주지만 그걸 거스르고 사는 사람들 되게 많아요. 물론 정답은 없지요. 그러니 너무 고민에 휩싸이지 말고 다른 삶을 다양하게 보려고 하면서 일단 해봤으면 좋겠어요.

기성세대에 속해있어 미안한 것도 많아요. 더 싸워서 학부제도 막아내고, 대학 기능에 대해서도 다시 묻고 연대하고 했으면 좋은 환경일 수 있었을텐데. 그 때는 전 나라가 구조조정 되는 시기였고 너무 강력했기 때문에 우리도 힘들었지만, 그런 일이 미안해요. 악조건만 주고 난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삐삐가 공간 릴라를 저희에게 맡기고 퇴장한 이후, 우리 모두 이구동성으로 말했지요.

'치유받은 느낌이다'

우리도 모르게 삐삐에게 고민을 마구마구 털어놓고 말았어요. 그게 바로 릴라의 힘이겠지요?

삐삐, 그리고 실비.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아난도. 이렇게 좋은 공간과 이야기, 감사해요!




[뒷풀이 수다]

속속 자취를 감추는 간식을 뒤로하고, 오늘의 경험을 정리해봅니다.



마을, 그리고 공동체. 함께 산다는 것?


소리)

이번에 학교에서 마을만들기 주제로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를 하나 했었어요. 실제 살아가지 않으면 모르는 소프트웨어나 아이디어를 모르고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디자이너 입장에서만 봐온 것 같아, 내가 부족한 점이 많구나 느꼈어요. 특히 소행주에서 감명깊게 본 건 주차장 시스템 설명해주실 때에요. 건빠가 소행주 1호를 지을 때 각자 주차장에 차를 갖고 언제 나갔다가 언제 들어오는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면서 주차공간에 대해 의논했다고 했잖아요. 저는 주차장 디자인을 할 때 공간을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확인하게 할까, 자리를 창출할건가 하는 문제만 생각했거든요. 건빠 얘길 들으니까, 저게 정말 서비슨데, 저게 정말 사람들이 필요한건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석수)

저는 건빠가 하셨던 말 중에, '공용공간은 최대한 크게 하고 개인공간은 작게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집값 때문에 하우스메이트, 룸메이트 알아보면서 생각했던 건 어쨌든 간에 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야겠다라는 생각이였거든요. 해결해야 할 문제나 고민은 언제나 있을텐데, 그 만큼 어떻게든 소통하고 함께하고자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또 마을만들기 관련한 사업은 공공성을 띄고 있어서 약간은 공적인 자본과 얽혀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전혀 아니잖아요. 그만큼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해나가는 건 대단한 일인 것 같아요.


나무럭무럭) 

저는 타자에 대해서는 타자로서만 인식하는 게 있어서. 한 가정을 이루는 것도 책임과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문젠데, 이렇게 공동체를 이루는 건 우리 가족이 아닌 다른 가족에게도 책임감을 느껴야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면에 있어서 대단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고 시행착오는 있을테지만 대단한 시작인 건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쉽게는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은)
어른들 보다 특히 우리같은 젊은 사람들에게 개인주의가 많은 것 같아요. 그 안에서 소통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본받아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혜)

그래도 같이 살면 내 집, 내 방에서 사는 것 보다 재밌는 일이 많이 일어날 것 같아요. 용산 해방촌에도 '빈집'이라는 주거공동체가 있잖아요. 거기서 자보고 싶어요.


은새)

사실 원래는 마을이란 게 그냥 있었잖아요. 이제와서 다시 어떤 무언가로 재복원을 하려다 보니 성미산마을 같은 곳도, 소행주같은 것도 생기고요. 회귀해서는 안되지만 인위적인 장치만 계속 늘어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진진)

요즘 서울시에서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을 굉장히 많이 하잖아요. 이상적으로 보이지만, 자기 집과 이웃집, 우리 가족과 다른 가족, 너와 나. 그 경계를 세운다고 해야하나. 없어서는 안되니까요. 되게 중요하면서 미묘한 문제인 것 같아요.


몽)

어렸을 때 시골에서 살 때는 오히려 너무 신경쓰여서 싫기도 했거든요. 동네에서 이 집 이야기, 저 집 이야기 다 아니까. 서울에 올라와서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그런게 정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집. 주거문제. 어떻게할 수 있을까요?


다람)

저는 집이라는 공간은 이미 존재하고 저는 값을 지불해야만 들어가서 살 수 있는, 그러니까 제 자신이 객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소행주 사람들을 보니까 본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집 속에서 하나씩 구현해나가는 게, 자기가 집 속에서 주체로 살고있다는게 굉장히 신기했어요. 굉장히 이상적이지만 그렇게 살기 위해 드는 돈 문제는 여전히 벗어날 수가 없네요. 


정은)

성미산마을은 아이들이 중심으로 육아하면서 모여든거잖아요. 그래서 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30-40대고 소행주도 그런 가정 중심이고. 우리 대학생들도 주거문제가 심각한데, 가격은 비싸고 환경은 열악하고요. 그런 식으로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어떻게든 조금씩 시작해볼 수 있는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야마)

주변에 주거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주거문제가 곧 '사는 것의 문제라는 것’으로 와닿았어요. 대안적인 형태를 보니 우리 청년들한테는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했어요. 청년들도 연대를 하고 주거문제에 대해 목소리도 내면 어느 정도는 뭔가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같이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석수)

'민달팽이 유니온'이라고, 학생들의 주거권을 외치면서 등장한 조직이 있었어요. 그 때 제가 군입대 때문에 휴학할 때 즈음 이였는데. 그 때 총선이 있어서 임대형 기숙사 정책, 반값등록금 이야기도 많고 이슈화 되어서 제대하고 학교다닐 때 되면 조금은 해결되어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되는 건 하나도 없고, 당사자 운동이 아니라는 비판도 있고. 저도 힘을 보태고 싶네요.


이영)

소행주에 입주한 가정은 부부에 자녀, 아주 보편적인 형태의 가족이잖아요. 어쩌면 성별 분담이 굉장히 명확할 수도 있고요. 그렇지 않은 커뮤니티, 예를 들면 레즈비언이나 한부모가정 등은 주거문제를 공동체 안에서 스스로 해결하기에 시련이 많을 텐데요. 그들 스스로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찾아보고 싶어요.



같이 해보면 그게 기획이지 뭐!


다다)

건빠가 '구체적인 단체나 개인이 있어서 추진해나간게 아니라 사람들 필요에 의해 모여 이것저것 하다보니 이렇게 까지 됐다' 라고 한 게 인상깊었어요.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서 뭔가를 계속해 나간다라는 게요. 보통 생각하기에는 누가, 혹은 어떤 단체, 기업이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게 많은데.


은새)
소행주도 릴라도 그렇게 생긴 공간이잖아요. 삐삐도 '목마른 사슴이 우물을 판다.'는 얘기를 했는데, 오늘의 명언이에요. '기획할 수 있다'는 건 '내 것을 안고 어디에서든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뭔가를 벌리는 것'이 기획이라고 해도 될까요?

은새
작은 거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든 실행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봐요. 여기 '마포는커뮤니티대학'에서! (^^)



[저녁밥]
오래기다리셨습니다! 배고파요.
오늘은 특별히 공간 릴라의 부엌을 장악했습니다.
오늘의 쉐프는 누규?


마법의 수프를 만드는 소리 / 무언가를 썰어내는 다람과 고수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영 




오잉? 떡..? 어묵..? 양파?



보글보글 끓기를 기다려요.



그래요, 오늘의 메뉴는 라볶이였습니다!

엄청 맛있었어요. (진짜에요)



다들 집에 잘 들어갔지요?

더운 날씨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장거리 2강은 이렇게 마무리입니다.

게릴라 2.5강, 그리고 3강까지! 이번주는 수업이 많네요.

곧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