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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1 마포univ/2010수업

옆집 누나가 들려주는 인생이야기 - 배우고 사랑하고 선택하기


옆집 누나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난 누나가 없어서. 어릴 적 형한테 얻어 터질 때마다 상냥한 누나에 대한
환상을 키워가며 자랐다. 그래서 이 수업. 정말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카페 <햇빛부엌>에서 진행되었다.
아담하고 조용한 분위기.

옆집 누나가 들려주는 인생이야기는 총 3회로 기획되었고(배움과 사랑. 그리고 취향의 정치학)

첫번째 배움에 관한 이야기.

선생님 소개


조장은 선생님
런던의 Goldsmiths College 재학.
클럽 문화와 유학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탈식민주의 이론과 연계하여 공부 중.
오늘 강의에 친동생을 데려오려 했지만. 동생분이 부끄러워 해 혼자 오셨다 함.
'인간적인' 단어가 떠올랐어요.



수업명이 '옆집 누나가 들려주는 인생이야기'라 남성 수강생들이 많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대부분 여성분들이 수강신청 해 주셨다.
마포는 대학의 여초현상. (뭐 나야 좋지만. 쩝)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 전 몸풀기로 스스로 생각하는 '배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배움은?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 - 경험 - 지금까지 머릿속에 채워왔던 것과는 다른 것을 채우는 것.

등등.

그리고 선생님의 강의가 시작되었죠.
How to learn, 어떻게 배울 것인가.

1, 나에게서부터 시작한다.

(강의 발췌)
배움은 각자의 속도와 단계가 다르다.
여러 단계를 거치며 자신의 속도와 단계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학습자는 깊이있는 학습자, 다식증 학습자, 학업수행 기피자가 있다. 다식증 학습자는
인터넷 검색처럼 정보는 많으나 그것을 연결하는 시스템이 부족한 것을 의미하며
학업 수행 기피자는 시험때만 공부하고 잊어버리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요즘은 정보화시대라 하여 여러 정보를 섭취하지만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연결 시스템의 부재)
그래서 배움이 더 중요하고, 어떻게 배우는 것이 좋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학습의 단계는 4가지가 있다.
'수용적 인지자' '주관적 인지자' '절차적 인지자' '몰념 수준'.

'수용적 인지자'는 외우기만 하는 것.
'주
관적 인지자'는 나와 의견이 맞다면, 그 모든 것이 다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시
스템과 상관없이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 하나가 지식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절차적 인지자'는 학문으로 게임하는 법을 터득하게 되고 학업 성취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우리나라 입시제도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대개 박사까지 하면 대부분 절차적 인지자까지 간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몰념 수준은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려 스스로
독립적으로 비판할 수 있고, 지식을 창조할 수 있다.


이어진 이야기는

선생님의 배움에 대한 경험.
예전에 모텔. 그리고 클럽문화에 대한 연구를 했고.
지금은 스스로 네덜란드에서 느꼈던 인종차별을 바탕으로
유학생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라 하셨다.
배움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내적 동기는 모두 '선생님의 일상' 그리고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즉, 배움은 나에게서부터 시작한다.

2.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와 함께 배우기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꼭 붙잡으라고.
그래서 많이 묻고 배우기 바란다.

같은 판에서 같이 배울 때, 옆에 있는 친구에게 배우는 게 분명히 있다고.
놓치지 말라는 당부도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시작했다. 직접 선생님과 학생이 되어 보기로. 
누나 수업에 숨어있는 또 하나의 수업. 

우리는 자신이 가르쳐 줄 수 있는 것. 그리고 배우고 싶은 것에 대해 포스트 잇에 기록해 
벽에 붙였다. 그래서 가장 배우고 싶은 것에 투표를 했는데.

꿍꿍의 경제신문 읽는 법 

꿈꾸는 사자의 정리정돈 하기

최민정님의 발상으로 그림그리고 인형만들기.

이 세 수업이 진행되었다.

내가 들었던 건 '발상으로 그림그리고 인형만들기'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에서 계속 연상되는 단어를 이어 나간다. (그물처럼)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단어를 셋 골라 
자신이 만든 봉제 인형을 그 단어에 맞게 꾸며주는 것인데.
인형이 없어, 사람 그림을 그린 후 그 것을 꾸며주었다.

 

(발상으로 그린 그림 by 젠)

3. 일머리 동료 만들기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여기서. 자기 관심사가 비슷한 곳, 그 안에서 같이 일할 사람을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자산이 되는 것 같다. 재미있는 판 벌리는 것.

선생님은  
어어부 백현진씨에 대해 말했다.
 



삼수를 하고 홍대에 왔지만 너무 재미없었다. 그러다 음악을 하는 장영규씨를 만나, 어어부 밴드를 조직하고
복숭아(달파란, 장영규 등등)와 함께 영화음악도 만들고 있다.
이제는 음악과 함께 미술에도 범위를 넓혀 이제는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예전 지엠비에서 읽었던 어어부밴드 인터뷰가 생각났다. 장영규와 백현진은 자주 어울렸는데 백현진이 흥얼거리는 이상한 노래같지 않은 음을 듣고. 장영규가 노래한번 해 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는. 그런.)

결국 일머리 맞는 동료를 찾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는 이야기.
헌데 선생님은
일머리 동료를 찾기 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그래'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카페부엌에 들어왔을 때 낮이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밖을 보니 
아주 깜깜했다. 
이번 수업은 3부작의 첫번째 수업.

그 2부는 바로 사랑과 성. 역시 기대가 크다.

집에 돌아와 오랜만에 정석책을 폈다.
아. 하지만 어렵다. 그냥 덮고. 잠시 배움에 대해 생각해 보다.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