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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1 마포univ/2010수업

남자들에게 - 귀찮지만 필요한 헤어스타일에 관하여


수업이 시작되기 전, 기록을 위한 노트북에선 언니네 이발관의 '순간을 믿어요'가 흘러나왔다.
예전부터 좋아했던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2월 마포는 대학의 유일한 남자 수업.
[남자들에게 - 귀찮지만 필요한 헤어스타일에 관하여] 
기다렸다. 이상한 설렘. 왜일까?


수업 시작 시간은 두시. 하지만 부지런한 우리 수강생 분들은 한시 반부터 속속들이 들어왔다.
헤어 스타일링 수업에 대한 수강생들의 열정. 아.
오늘 선생님은 이태원에서 미용실을 하시는 제트김 선생님. 
긴 머리를 질끈 묶으신 모습. ♥


(제트김 선생님의 푸근한 미소는 마치 봄밤에 휘날리는 벚꽃과 같았다.)

아. 그럼 준비운동은 끝났고. 대망의 헤어 수업 포스팅 시작할게요.

그러니까 시작은 
'자신이 이때까지 했던 머리 중 가장 어울렸던 머리 사진 공유'였다.

 
(절묘하게 얼굴을 가리는 카메라)       (제대를 앞두고 있는 동현씨)

곧 제대한다는 동현씨는 머리가 길때. 즉 민간인 시절 사진을 가지고 왔다. 제트김 선생님이 말하길
'아. 무엇보다 급선무는 머리를 길러야 겠네요.' 음. 큭큭.  

이렇게 소개가 끝나고 머릿결에 따라 모듬을 만들어보자는 몽상의 급제안에
수강생들 모두 술렁술렁. 옆에 있는 사람들의 머리를 슬쩍 볼 뿐. 소극적인 모습들. 
하지만 자신의 머릿결에 대해 큰 소리로 홍보를 하는 몇 분.
그 덕분에 쉽게 모듬이 만들어졌다.
대략 세 모듬으로 나뉘었는데 '숱많고 뻣뻣한 반곱슬팀' '머리얇은 팀' '곱슬머리팀'
그리고 각 모듬마다 평소 머리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불만에 대해 이야기했다.
'머리가 잘 안 가라앉아요.' '왁스를 해도 1시간이면 다시 원상복귀해요.'
제트김 선생님은 우리의 고민을 메모하며 찬찬히 뭔가를 상상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에 이어 선생님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사람의 머릿결과 얼굴형에 대한 분류. 
동그란 얼굴은 머리를 내리면 더 동그래진다.
계란형보다 약간 긴 얼굴은 스타일이 가장 쉽다. 장발형이 잘 어울린다.
그리고 가장 웃겼던 네모. 세모. 역삼각형 얼굴. 모서리 부분만 두들겨 패면 된단다. 
즉 네모얼굴은 위에 모서리 두개를 두들겨 패면 만사형통 ^ ^ 

그런데 갑자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는 선생님.

이론 백번 말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는 게 낫다며.
아이롱이며. 왁스. 스프레이를 세팅하고.
수강생 중 한명을 나오라고 했다. 

그 분은 바로 두구두구두구... 
희동님!! 




전역한 지 얼마 안 되었다는 희동님. 제트김 선생님의 손놀림으로 간지남 되다! 야호!!

머리를 만지는 중간중간 헤어 스타일링과 관련된 제트김 선생님의 이야기 
간략히 옮겨 본다.

- 희동씨 같은 경우 스타일링 하면 앞머리가 뜬다. 띄우는 방법보다는 흐름대로만 잡아주는 것이 좋다.
--왁스나 젤은 2~3가지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젤은 차갑고 기름기를 뽑기 때문에 머릿결이 상한다.
    그에 반해 왁스는 기름이 있기에 머리카락이 덜 상한다.
----왁스나 젤을 한 후 스프레이를 하면 완벽하게 고정시킬 수 있다.
      스프레이는 가스와 액상타입이 있는데 액상타입이 환경오염이 덜 된다. 

그런데 간단한 스타일링만 했던 희동님에 반해
커트를 한 분도 있었으니.
그 분은 성찬씨.

옆머리를 과감히 쳐 보자는. 선생님의 제안. 
약간 망설이는 듯 하더니. 흔쾌히 승낙한 성찬씨의 변신은.
사진으로 감상하세요.



선생님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잘 생긴 얼굴을 그동안 머리가 가리고 있었다고. 
흠. 머리가 바뀌니 인상이 참 시원해 보이더군요.

이렇게 몇 명의 수강생들을 직접 스타일링 해 주고
또 다른 분들에게 이런 저런 머리 관련 상담을 해 준 수업은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아래 사진 처럼. 



그렇게 거의 두시간 동안 함께 우리는 머리. 그리고 스타일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끝나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들 자신과 어울리는 스타일에 대해 이렇게도 목말라 했구나.'

그리고 히딩크가 했던 말 '나는 아직 배고프다.'  

그래. 우리 모두 히딩크처럼 노력해서 우리나라 월드컵 4강 오른 것처럼.

우리들이 원했던 자신들에게 꼭 맞는 헤어 스타일을 찾길 바래요.

누군가 이렇게 말할 수 있도록. '헤이. 네 머리는 마치. 네가 태어날 때부터 그 머리였던 것 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고 멋진걸.' 

과연 가능할까요? 
전 가능하다고 믿어요. 계속 걸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