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어머니)는 여수에서 22살부터 세탁소에서 일 했다. 그 후에도 아현동 2년, 불광에서 2년, 구로에서 1년 반, 여수에서 8년 정도 더 세탁소에서 일 하다가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즉 다 합치면 세탁 일을 한 것이 45년 정도가 된다.
예전에는 쇠로 된 다리미로 다림질을 했다. 연탄 불 위에 쇠 다리미를 데워 물에 넣었다가 손으로 온도를 재 본 다음 다림질을 한다. 세탁소 일은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우리 남편은 17살부터 세탁소 일을 하시고, 거짓도 없으시고, 세탁소 하는 것을 정말 보람으로 느낀다. 그래서 누가 와서 ‘싸게 해주세요.’라고 하면 싫어하신다. 자부심으로 일하시기 때문에 값을 깎는 것을 싫어하신다. 멀리 있는 분들이라도 옷을 아는 사람들은 우리 집에 온다. 그리고 드라이를 해서 자신의 마음에 안 들면 다시 한다. 어림잡아 지구를 몇 바퀴 돌만큼의 양만큼이나 사람들의 옷을 내가 씻고 드라이를 했을 것이다.
자취해서 잠이 안 오면 책을 보면 좋을 것 같다. 난 좋은 생각이라는 책을 보는데 정말 좋은 책인 것 같다. 그리고 요즘엔 딸이 책을 사와서 딸이 먼저 보면 내가 그다음에 그 책을 본다. 요즘엔 ‘왕을 잡아라’라는 책을 보고 있는데, 소설을 가만히 읽어보니 ‘노론 소론 남원 그런 사람들로 인해 우리 나라가 이렇게 된 것 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또 토정비결을 10번을 읽고, 억새풀(같은 삶을 사는 고독한 사람들의 이야기. 욕망의 세월과 이어지는 업보의 고리로 인해 만나고 헤어지는 삶)을 10번을 읽었다. 책 이야기를 하면, 엄마들이나 사람들이 자신의 환경 ‘여자의 일생’이라는 책을 좋아한다. 그러나 나는 어렸을 때부터 데이지나 해바라기 마을이라는 책을 좋아했다. 살면서 항상 부닥치고 힘들 때 그런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생각하며 살았다.
아들이 있는데, 마흔 살이 다 되록 장가를 안가서 속상해 죽겠다. 그래서 그런 이유 때문에도 여기에 오게 되었는데, 모두들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다. 빨리 결혼을 해야 돈을 버는 건데 요즘 청년들은 그것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리고 부모한테 결혼 생활하는 것은 배우지 말았으면 좋겠다. 발버둥치고 산건 배우지만, 헛짓거리 한건 제발 배우지 마라. 서로 돈, 여유가 없어 힘이 되어주는 그런 것들만 배우고 싸우고 미워하는 그것들은 배우지 말자.
같이 살기위해서 결혼하는 것이지, 뭔가를 받으려고 결혼하는 것은 아니다. 줄려고 또는 받기위해 결혼하지 말자.
결혼 할 때는 집을 사 달라, 재산이 있냐가 문제가 아니라, 서로 믿음을 주는 게 사랑이고 부부이다. ‘부부는 등을 붙이고 사는 것이다. 흔히 손 바닥을 붙이고 사는 것이 부부라고 생각하는데, 손등을 붙이 듯 서로가 등등하니 같이 사는 것이 부부다. 둘이서 열심히 벌어 집도 사봐야 애착도 생기고 시장에 가서 같이 살림살이도 직접 사서 살아야 한다. 이 세상에는 내가 아무리 똑똑해도 알아주지 않는다. 내안에 싹이 잘 커서 나가야지 잘사는 것이다.
결국 나 혼자만 행복한 게 인생이 아니라 ‘내가 부모에게 받은 사랑을 결혼해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돌려주어야 인생이 아닐까?’라고 나는 생각 한다.
세탁소 아낌없는 Tip
0. 남자 옷은 3년이면 질이 바뀐다.
0. 옷을 빨면 탈수를 1/2 시간만 한다.(즉 10분 할 것은 5분만 탈수해라) 그리고 목이 안 드러나게 구부려서 널어라.
0. 드라이 가격이 싼 세탁소는 싼 기름으로 하는 것일 수 있으니 입어보고 잘 판단하면 좋다. 초콜릿은 트리오로 빨면 잘 빠진다.
0. 밥(술) 먹다가 고춧가루가 묻으면 소주로 먼저 지웠다가 집에 와서 다시 빨아주면 좋다.
a. 술 먹는 방법- 술을 한잔을 가지고 세 번을 나눠서 먹어야 된다 무조건.
잘 먹는다고 껄떡대고 마시는데, 그러면 큰 일 난다.
술 잘 먹는다고 상 주는 사람도 없거든! 속 아프면 나만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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