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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1 마포univ/마포 그 가게 그 사람 그 골목 2011

서교마을 동장님을 만나다.



난 무슨무슨 동이라고 안부르고, 마을이라고 불러요. 정감 있잖아~소통의 끈을 계속 만들어야 돼~

마포 염리동, 마포구청, 도화동을 거쳐 현재 서교동의 동장님을 하고 계신 장종환 서교동장님은 행정구역상의 "동"이란 표현 대신 "마을"이란 표현을 좋아하신다고 하신다. 사람이 복작거리며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면서 살아가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역설하시는 것. 


마을 사람들과 만들어낸 프로젝트, <마포사는 황부자>
마포는 원래 마포나루를 중심으로 포구문화가 발달한 곳이라고 한다. 특히 염리동은 옛날에 마포를 통해서 들어오던 소금을 저장하던 소금창고 같은 곳. 그래서 이름도 염리동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염리마을에는 소금을 팔아 부자가 된 "마포 사는 황부자"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왔다고 한다. 그래서 이러한 내용을 연극으로 엮어 2008년 지역주민들과 연극을 연 것이 호응이 좋아, 올해 4년째 개최중이라고. 

"처음 연극할 때 애를 많이 먹었어. 취지는 좋았지만, 하겠다는 사람이 적었으니. 그래서 고심을 하다가, 그 연극 소품을 만들기 위해 천연염색을 해야 했는데, 그 때 주민들을 초대했지. 직접 해보니까 매우 좋아하더라고. 그래서 이 사람들을 연극으로까지 유도했지. 그 사람들이랑 항아리로 북도 만들면서 참 재미나게 준비했어. 

연극 3일 전부터는 마포의 신촌, 이대, 용강동, 공덕동 등 동네 골목골목 돌아다니면서 길거리 홍보를 했어. 만장기도 직접 만들고, 사물놀이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났지. 
2008년도에 올림픽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야구가 결승전에 오르던 날, 바로 연극을 하는 날이었어. 다들 야구보러 갈 줄 알았는데, 1천여명이 동도중학교에 모인거야. 정말 감격이었지. 그 이후로 매년 연극을 올리고 있어."

그 외에도 동장님은 대안학교 친구들과 함께 만든 "염리동, 소금마을 이야기",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인형극 등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했다고 한다.

문화는 파괴와 건설이 함께 가는 것.

"문화의 사이클을 봤을 때 공급자가 있고, 유통이 있고, 또 그걸 소비하는 문화가 있지. 홍대 앞은 다른데에 비해 생산자가 더 많아. 나는 마포 중에서도 서교 마을이 가장 애착이 가는데, 여기서 활동하는 여러 문화기획자와 예술인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어. 

나이 없는 날이라고 아나? 전 세계에 마포에만 있는 날이야~

나이 많은 분들이 클럽 가는 날을 정했어. 매월 9월 9일이야. 올해는 추석이랑 겹쳐서 9월 17일날 하기로 했지. 이렇게 어른과 어린 세대의 문화가 융합되고 화합될 수 있는 여러 경로와 계기가 필요한 거지."

홍대 앞에서 만들어진 문화는 마포 뿐 아니라, 한국, 아시아, 전세계에 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시면서, 그 것을 뒷바침하기 위해 관(官)의 역할과 주민의 역할 그리고 문화기획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문화는 저질문화든 고급문화든, 인디문화든 주류 문화든 파괴와 건설이 함께 가기 때문에, 그 비율을 잘 조절하면서 가야한다고.

앞으로 사회는 양극화되어가고, 고령화되어가면 세대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텐데, 지금부터라도 이를 위해 서로가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진 재능을 다른 젊은 사람들과 나누기를 바라셨다.

나중에 마을컨설팅을 하고 싶다는 장종환 선생님의 꿈 속에서 그 분의 마을에 대한 열정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