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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은대학

<말만하다가는 책모임> 여섯 번째 시간!



안녕하세요. 부평은대학 입니다.

<말만하다가는 책모임> 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의 책은 고 권정생 선생님의 '랑랑별 때때롱' 입니다.



<랑랑별 때때롱>은 공상과 환상의 나라를 여행하는 중에 제자리를 돌아보는 값진 깨달음을 담고 있습니다. 랑랑별은 500년 전 이미 모든 것이 과학으로 이루어져 있는 세상이었지만 랑랑별 사람들은 기술 문명으로는 결코 행복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지금의 랑랑별 사람들은 전깃불도 켜지 않고, 밥상에 반찬도 세 가지 이상 올리지 않고 소박하게 몸으로 일하면서 사는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 랑랑별의 500년 전 모습을 통해 생명의 질서,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는 최첨단 과학 문명을 비판하고, 자연 속에서 스스로 일하며 가난하지만 소박하고 따뜻하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청포도 한송이님은 유전자 복제로 아이를 낳고 엄마 대신 로봇이 아기를 키우는 장면을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으로 꼽으셨어요. 아이를 열 달동안 품고 있던 시절이 아이와 교감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시기인데 그것 을 과학이 대신한다는 것이 슬프다는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앨리스님은 과학의 발전이 결코 편리하지만 행복하게 해주는 것만은 아니라고 말씀하셨고요.




이야기는 자연스레 비움과 나눔을 실천하신 권정생 선생님의 삶으로 이어졌습니다.

일본에서 가난한 청소부의 아들로 태어나 경북 안동 조탑리 빌뱅이언덕 토담집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권정생 선생님의 삶은 동화보다 더 동화적이었습니다. 자신의 병이 동생의 결혼에 방해될까봐 행려병자로 떠돌던 한때, 교회 문간방에서 살며 종지기로 살던 시절,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글을 쓰게 되셨습니다. <강아지똥> <몽실언니> 등에 담긴 고통과 슬픔, 남을 배려하는 이타적인 마음은 그의 삶이 씨앗이 되어 피운 꽃이었습니다. 눈으로 만든 토끼, 길에서 주워온 강아지, 그의 죽을 훔쳐 먹던 생쥐 등 주변의 모든 것들에 온 마음을 주는 분이셨습니다. 평생 병에 시달리시며 돌아가시던 순간까지도 전 세계의 힘든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걱정하시며 모든 인세를 그들을 위해 남기셨습니다.





애국자가 없는 세상

 

                                          권정생

 

이 세상 그 어느 나라에도
애국 애족자가 없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동족을 위해
총을 메고 전쟁터로 가지 않을테고
대포도 안 만들테고
탱크도 안 만들테고
핵무기도 안 만들테고

 

국방의 의무란 것도
군대훈련소 같은 데도 없을테고
그래서
어머니들은 자식을 전쟁으로
잃지 않아도 될테고

 

젊은이들은
꽃을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무지개를 사랑하고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결코 애국자가 안 되면
더 많은 것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 것이고

 

세상은 아름답고
따사로워질 것이다


삶에 대한 깊은 애정과 진실한 글쓰기로 깊은 여운을 남긴 고 권정생 선생님의 책과 이야기로 채워진 여섯 번 째 <말만하다가는 책모임>이었습니다.